금감원 압박 강도 높아지는데…외화송금 제재 수용 고심하는 은행권
입력 23.04.19 07:00
오는 20일 이상 외화송금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 열려
은행권, 참석해서 변론할까 vs 수용할까 두고 논의 중
금감원이 은행권 정조준하고 있는데…원만히 풀고 싶기도
  • 이상 외화송금 사건에 연루된 은행·임직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오는 20일 열린다. 은행권에선 의견진술 기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할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압박이 거세지면서 변론없이 제재를 수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16조원 규모에 이르는 은행권 이상 외화송금 사건에 대한 제재를 심의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에 무더기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지난달 금융사에 보낸 사전제재 통지문에 따르면 주요 5개 시중은행에 대해 10개 안팎의 영업점에 대한 일부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은행에 내려진 징계가 가장 많았고 수위 역시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은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할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로 알려진다. 시중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은행권이 거듭 자세를 낮추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금감원 제재를 사전 통지받은 당사자는 구술 또는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받지만,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올해와 내년 은행 감사의 테마로 '지배구조'가 정해지면서, 은행권을 향한 금감원의 시선도 한층 매서워지고 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대출 금리 인하 압박을 키우기도 했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들에 충당금 적립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회장 취임 후 첫 금감원 대응인 만큼 앞으로의 관계를 고려해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권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분위기다 보니 대체로 몸을 사리고 있다"라며 "우리은행 같은 경우 회장이 바뀌고 처음 대응하는 것으로 미래를 생각하면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심을 모았던 은행장 제재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은행 지점에 대한 일부 업무정지 등의 제재는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이상 외화송금 관련 제재를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는 제재 수위가 높지 않다"라며 "영업정지, 과징금 등의 제재가 무더기로 부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수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할지를 두고 숙고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상 외화송금을 막기 위한 은행의 노력에 한계가 있어 이번 제재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위조된 서류를 받아도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 법에는 자금세탁 행위 등이 의심되면 은행이 알아서 의심거래를 보고하게 되어 있어 억울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선 신한은행(23억6천만달러), 우리은행(16억2천만달러), 하나은행(10억8천만달러), KB국민은행(7억5천만달러), NH농협은행(6억4천만달러) 순으로 연루된 이상 외화송금 거래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