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공백에 배당 압박까지…통신3사, 가시적 성과 절실
입력 2016.01.15 07:00|수정 2016.01.15 09:17
    지난해도 주춤한 성장세…IoT시장 열릴 때까지 이어질 듯
    각사 CEO, 연초부터 실적개선 의지 드러내
    뚜렷한 변화 보여야 투자자들 기대감 살릴 전망
    • 이통3사 CEO. (왼쪽부터)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이미지 크게보기
      이통3사 CEO. (왼쪽부터)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올해도 이동통신사들의 최우선과제는 성장동력 확보로 꼽힌다. 지난 3년간의 성장정체로 투자자들의 시선은 한층 냉정해진지 오래다.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가시적 성과를 못 보여주면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합산 매출은 38조786억원으로 전년보다 3%가량 줄었다. 연간 실적으로도 크게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영업환경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4분기 매출도 전년과 큰 차이가 없을거란 전망이 많다.

      LTE가 보편화된 이후 성장둔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차세대 먹거리인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열리기 전까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IPTV사업 확장 정도가 기대요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성장동력 공백기’란 인식이 깔린 지 오래다.

      각사들도 실적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장동현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겠다”며 변화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장 사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향후 5년간 미래 인프라 및 미디어분야에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취임 2년차인 올해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면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시장에선 회사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각종 투자를 통해 얼마나 성장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를 과제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CJ헬로비전 인수에 이어 또 다시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올해부터 각 사업들의 시너지효과가 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1년반 동안 진행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시장에선 구조조정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고 얼마나 실적이 개선될지 주시하고 있다.

      성장전략은 크게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황 회장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 새로운 카드를 꺼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정권교체기에 외풍(外風)에 시달린 전례상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회사는 기존에 추진해 온 기가인프라와 5대 미래성장사업(보안·스마트에너지·헬스케어·차세대 미디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해당 사업들에 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LG유플러스는 수장(首將)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했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온 ‘LTE 효과’는 힘이 빠졌다. 유료방송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KT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기다. 신임 CEO인 권영수 부회장의 성장전략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권 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전략을 강조했다. 회사가 한창 공들이고 있는 IoT에 더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LG전자나 LG하우시스 등 LG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동안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은 M&A 전략에서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을 보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각사의 성과내용에 따라 투자자들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통3사의 성장여력에 대한 기대감은 약해진지 오래다. 시장에선 점점 이들을 일정한 수익을 내는 ‘유틸리티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자연히 “배당을 늘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는 강해지고 있다. 유틸리티 성격이 강한 해외 통신사들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더 잦아지고 있다. 해외 통신사 중 상당수가 이익의 8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뚜렷한 실적변화가 없다면 배당 압박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통신시장 3위업체인 소프트뱅크는 신사업들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위로 올라섰다”며 “국내 이통사들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