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주주환원 압박, 부진한 홈쇼핑 업계에 확산될까
입력 2016.02.23 07:00|수정 2016.02.23 07:00
    CJ오쇼핑·현대홈쇼핑·NS쇼핑도 성장둔화 속 현금 축적
    배당성향은 더 낮아…“주주환원에 대한 관심 늘릴 것”
    • GS홈쇼핑이 해외 헤지펀드의 거센 주주환원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나머지 홈쇼핑업체들에도 그 바람이 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GS홈쇼핑처럼 성장둔화를 겪는 와중에도 적지 않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배당성향은 더 낮다.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이 GS홈쇼핑에 요구한 내용은 크게 ‘배당금을 두 배로 늘리고, 유통주식의 10%를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성장둔화에도 명확한 투자계획이 없고 보유 현금은 쌓여가고 있으니 이를 주주들한테 더 돌려달라는 논리다.

      GS홈쇼핑의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5200원이며 배당성향은 41%다. 배당금은 전년보다 32%가량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홈쇼핑업체 중 최고수준이다. GS홈쇼핑이 SC펀더멘털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면 1500억원가량을 더 내놓아야 한다.

    •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일단 SC펀더멘탈을 비롯한 외국계 펀드의 지분율(35%)이 높지 않아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꽤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저성장기에 뚜렷한 성장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요구는 당연한 권리행사라는 인식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앞으로 주주들이 좀 더 목소리를 내고 서로 결탁하는 움직임이 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홈쇼핑업계는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GS홈쇼핑이 주주환원 요구를 받았기에 나머지 업체들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또 다른 홈쇼핑업체인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의 배당성향은 각각 25%와 16%다. GS홈쇼핑보다 한참 낮다. 반면 이익잉여금(지난해 3분기 기준)은 7911억원과 1조239억원씩 보유했다. 배당을 하지 않는 NS쇼핑도 3000억원에 가까운 이익잉여금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T커머스·모바일쇼핑의 확장 등으로 외형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 해외진출 및 물류투자 등을 추진하긴 하나 아직 뚜렷한 그림이 나오진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년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만큼 홈쇼핑업계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만 못하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국내 홈쇼핑 업체들의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GS홈쇼핑처럼 기습적으로 강력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들은 GS홈쇼핑(30%)과 달리 대주주 지분율이 40%를 넘는다. 주주환원 요구안을 주주총회까지 끌고 가더라도 표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소액주주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명분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SC펀더멘털은 GS홈쇼핑 주식 대부분을 최근 1년 동안 매입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향상을 고민한 투자자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공감을 얻으려면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C펀더멘털의 밝힌 주주환원 논리가 원론적으론 맞긴 하나 너무 단기적으로 투자한 곳이기에 합리적인 투자자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