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존재감 커진 유정준 SK E&S 사장
입력 2016.02.29 07:00|수정 2016.02.29 11:12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장 임명이어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 후보 올라
    그룹 내 정유·화학·에너지사업 두루 총괄
    향후 그룹 자원개발(E&P) 투자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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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준 SK E&S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사진)이 SK이노베이션 사내 이사 후보에 올랐다. 올해 초 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장을 맡아 전면에 등장한 이후, 그룹 내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전격적인 인사이동은 아니지만, 시장에선 향후 그룹 내 ‘세대교체’ 신호로 인식하는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유정준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으로 LG그룹을 거쳐 1998년 SK그룹에 발을 들였다. SK㈜ 종합기획실장을 시작으로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 해외사업 및 화학사업(R&C) 사장,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SK에너지 정유·마케팅(R&M) CIC(회사 내 회사) 사장, SK그룹 G&G추진단(미래성장동력 발굴 전담조직) 단장 등 SK그룹 에너지사업에서 요직을 맡아왔다.

      2003년 SK그룹이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 당시 채권단과의 출자전환 협상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면서 그룹의 핵심인사로 부상했다. 그 이후 SK이노베이션에서 정유·화학·에너지사업을 두루 총괄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주사 전환 및 자원개발(E&P) 투자 등 지금 사업구조의 기틀을 조성했다고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소버린 사태 때 유 사장이 상황을 잘 마무리한 이후 최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유 사장을 조대식 SK㈜ 사장과 더불어 SK그룹을 이끄는 핵심인사로 꼽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중심을 잡고 그룹 내 내치(內治)는 조 사장이, 외치(外治)는 유 사장이 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유 사장은 최근 최태원 회장의 해외일정에 자주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 사장과 함께 그룹의 차세대 실세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에너지사업의 투자방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까지도 SK그룹은 에너지사업 투자에서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저유가 효과로 수익성을 큰 폭으로 회복했음에도 올해 1조원대 초반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최근 국제 신용등급이 하락한 SK E&S도 투자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둔 지 오래다.

      유 사장은 그동안 E&P를 비롯한 업스트림(Up-stream) 관련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 투자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업스트림에 집중된 E&P사업을 미드스트림(Mid-stream)까지 확대하거나, 중국시장 진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P사업 확대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SK그룹의 E&P사업들 중 상당수는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에 투자했던 것들이다. 한 증권사 정유·화학 애널리스트는 “당시 시장흐름을 잘못 읽어 손실을 봤다”며 “현금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또 다시 비슷한 투자에 나서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