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LG디스플레이, 회사채 발행 악재와 호재
입력 2016.05.03 07:00|수정 2016.05.03 07:00
    이달 2000억원 발행…3일 수요예측 예정
    패널가격 하락에 1분기 영업익 95% 감소
    AA급 귀한 회사채시장…“유효수요 확보”
    • 회사채 발행을 앞둔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업황악화와 함께 회사의 장기 영업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꾸준하다.

      그럼에도 채권 발행은 무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채시장은 여전히 AA급 이상의 우량등급에 대한 쏠림현상이 강하다.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회사에 대한 불안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1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2년·3년·5년이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오는 3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KB투자증권·LIG투자증권이 거래를 주관하고 있다.

      실적악화 발표 직후의 발행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3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5%가량 감소했다. LCD패널 시장의 공급과잉과 이로 인한 패널가격 하락이 지속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BOE를 비롯한 중국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 LCD패널 주고객사인 애플은 신제품에 들어갈 패널을 OLED로 만들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을 맡기기로 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LG디스플레이에 미칠 여파와 향후 회사의 OLED 전략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은 애플의 OLED 전환 자체가 심각한 신호일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라며 “LG디스플레이도 향후 중소형 OLED에서 애플 덕을 보겠지만, 당장 내년 하반기부터 애플향(向) LCD 매출비중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선 보수적인 시각이 더 일찍부터 조성됐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전망이 ‘부정적’인 대표 업종으로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장기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기관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일부 보험사는 당분간 디스플레이 산업에는 보수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패널가격 반등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불안감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같은 부정적인 업황 전망에도 회사채 발행 자체는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회사채시장은 여전히 AA급 이상 우량등급에 대한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황이 요동치고 재무상태가 불안하지만 않다면 투자자들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다.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다. 발행할 채권의 만기도 짧은 편이다. 장기전망이 불안하긴 하나 5년물까지는 투자할 만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회사가 5년물 채권을 통해 조달하려는 금액도 불과 500억원”이라며 “업황과 상관없이 수요예측에서 충분히 유효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취약업종 구조조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건설업에 속한 기업들은 최근 경영환경 악화 및 실적부진으로 줄줄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상당수가 회사채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같은 우량등급이 환대받는 분위기에 더욱 불이 붙을 수도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A등급 이하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던 중 구조조정 등으로 해당 등급에선 투자할만한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우량기업 회사채는 시장에서 더욱 무난하게 소화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