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자본확충 우려 "유상증자 방식도 허용"
입력 2016.10.11 07:00|수정 2016.10.11 07:00
    자본확충효과 있는 유상증자 또는 구주+신주 형태 등 원매자 희망 반영
    "이번엔 반드시 매각하겠다" 의지 표현
    IB업계 "유상증자, 기업가치평가 시각따라 제각각…일부 지분 인수 후 인수자 추가 부담 커"
    13일 예비입찰 예정
    • KDB생명 매각에 나선 KDB산업은행이 구주 매각과 함께 유상증자를 포함한  경영권 매각도 수용할 전망이다. 매각 3수인 이번에는 어떤 형태로든 경영권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이자, 인수 후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추가 자본확충에 대한 부분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4일 "매각 공고는 지분 85.1%를 일괄 매각이지만 투자자(원매자)가 원하는 방식에 최대한 맞춰 매각할 예정"이라며 "인수 후 회계 및 감독기준 변경에 따른 증자 우려가 인수 장애물이라면 자본확충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주와 신주를 섞어서 경영권 확보 지분을 넘기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며 "매각 구조와 방식을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고 산은 자회사 매각 원칙을 KDB생명 매각에도 그대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의 제안을 확인한 매각 구조를 결정할 계획이다.

    • KDB생명은 올 상반기 4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비교적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오는 2020년부터 본격 도입될 IFRS 4 2단계, IFRS 9 등이 적용되면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호생명 시절부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신(新)회계기준에서 자본확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쌓아야할 자본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 KDB생명은 6월말 기준 결손금이 1조2000억원에 달했다. 2000억~3000억원 정도로 평가 받아온 한국알리안츠생명이 300만달러라는 상징적인 금액에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된 이유도 동일했다.

      IB업계에서는 그러나 산은의 증자형 매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KDB생명 기업 가치에 대한 인식차가 크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산은이 투자한 금액이나 현재 상장된 생명보험사 평균 PBR, 신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향 등 어느 측면을 중심에 놓고 보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요동치고 있다.

      상장 생보사 평균 PBR 0.5배를 적용하면 KDB생명 지분 100% 기준 가치는 3000억원 정도다. 신 회계기준을 먼저 놓고 보면, 한국알리안츠생명처럼 상징적인 가격뿐이 못 준다는 의견도 있다. 산은 장부가는 6500억원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다른 요건이나 이유를 다 배제하고 KDB생명 자본금 규모만 감안했을 때 전액 유상증자로 지분 51%와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7000억원 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상증자 또는 신·구주 조합시 구주주들이 갖게 될 잔여 지분에 대한 처리 문제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나 우선매수권, 매도권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업황 자체가 밝지 않아 결국 인수자들이 구주를 인수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 M&A실과 크레디트스위스는 13일 예비입찰 서류를 받는다. 매각 대상은 케이디비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투자가 보유한 지분 85.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