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는 됐지만"…SK플래닛 투자 유치는 언제?
입력 2016.12.05 07:00|수정 2016.12.05 15:44
    온라인 순방문자 1위·적자폭 축소 등 확장 전략 효과는 확인
    선두 유지 위해 투자 지속해야 하나 외부 투자유치 구체화 無
    • SK플래닛 투자 유치 여부가 재부각 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e커머스(e-commerce)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외형 확장 전략을 접을 수 없는 터라 자금 마련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SK플래닛은 e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11번가'를 단기간 내 1위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O2O와 물류 등 연관 사업에 대한 투자도 예정했고 외부 투자자 유치 작업도 병행했다.

      효과는 조금씩 나타났다. 쿠팡·위메프·티몬 등 소셜커머스 3사를 앞지르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 쪽에서도 지마켓을 위협하고 있다. 11번가 어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사이트 순방문자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할인쿠폰 제공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럽페이 연계 및 SK텔레콤 고객 데이터 무료 등 서비스를 강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

      적극적인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자체 배송브랜드인 'NOW배송' 서비스를 개시했고 최근 가공식품과 생필품에 한해 직매입에도 나섰다. 의류브랜드인 '레어하이'를 선보였고 패션 렌탈사업까지 뛰어들었다. 음식주문과 출장세차 등 생활서비스를 모아 주문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O2O 분야도 확대 중이다.

      경쟁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전통 유통기업들도 보폭을 넓히는 중이고 새로 시작한 사업 역시 금세 따라 잡힐 가능성이 높다.

    • 이런 가운데 IB업계 시선은 재무적 투자자(FI) 투자 유치 여부에 모이고 있다.

      당장  '업계 1위' 타이틀은 얻었지만 충성 고객 확보, 규모의 경제 구축까지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SK플래닛 자체 자금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다 경쟁 강도가 심화된 만큼 투자 실탄이 넉넉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외부투자 유치는 수개월째 계속 지연되고 있다. SK플래닛은 연초 Bof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재무적 투자자(FI) 물색에 나섰고 몇몇 FI들이 투자의향을 보였으나 관심은 사그라진 지 오래다.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 참여 얘기도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난 내용은 없다. 회사 측은 협상이 중단된 것은 아니며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SK플래닛에 약 3500억원의 현금 및 자금조달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로엔 지분 매각과 내부 현금 등 자금이 있다고 해도 실적이 안 받쳐주는 점이 문제"라며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그 다음 선택지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고민도 크다. SK플래닛의 실적은 SK텔레콤 실적 반등을 이끌 주된 요인이다. 적자 폭이 줄고는 있으나 흑자전환까지는 요원하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서기도 애매하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사례 등을 보더라도 SK플래닛은 플랫폼 사업자로 SK텔레콤과 사업적 시너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내수 시장이 워낙 좁은데 모든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에 집중하기 때문에 실적을 내기 어려워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SK텔레콤 투자자들로서는 구체적인 투자유치 계획과 전략 방향이 명확해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답답한 입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