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완전자회사 되는 SK컴즈, 재기 여부는 불투명
입력 2016.12.07 07:00|수정 2016.12.07 14:37
    "SK컴즈 플랫폼으로서 경쟁력 약화…시너지 내기 어려워"
    실적 안정화 및 SKT '차세대 플랫폼 사업' 방향이 관건
    • SK컴즈가 SK텔레콤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전환점에 서게 됐다. 다만 수년간 적자로 경쟁력이 약해진 터라 당장은 SK텔레콤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4일 주식교환 방식으로 SK컴즈를 완전 자회사로 만든다고 밝혔다. 약 400억원을 들여 소액 주주가 갖고 있는 35%가량의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상장폐지된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터라 상폐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 SK텔레콤은 "차세대 플랫폼 사업을 추진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SK컴즈 역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 역시 시너지 효과보다 소액주주를 배려하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사업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점이 큰 걸림돌로 꼽힌다. PC 시대에 인기를 끌었던 포탈 사이트 '네이트'와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밀려 고전 중이다. 네이트는 검색 기능마저 다음(카카오)에 넘겼다. 싸이월드는 소셜네트워크(SNS) 등장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분사했다. 모바일 메신저 '틱톡' 서비스도 중단하기도 했다. 사진 촬영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는 선방하고 있지만 활용 여지는 크지 않다.

      결국 SK컴즈는 작년 IHQ와 지분 교환 무산으로 재기의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다. 당시 SK텔레콤은 SK컴즈 지분을 이 회사에 넘길 예정이었다. 공정거래법 규정 위반 사항 해소가 주목적이었으나 SK컴즈를 통한 케이블TV 및 방송 콘텐츠 분야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았다.

      IHQ는 방송콘텐츠 기획·제작 및 종합유선방송(SO)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연예기획 외에 드라마와 영화도 제작하고 있고 케이블 TV 채널도 운영 중이다. 딜라이브가 최대주주로 있다. 거래가 성사됐다면 SK컴즈뿐 아니라 SK텔레콤도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IHQ와 거래 때 지분을 정리했다면 오히려 상황이 나았을 것"이라며 "네이트 포탈 사이트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비해 순방문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블로그 서비스와 게임 및 교육, 싸이월드 등 돈이 될 만한 사업도 모두 정리됐고 실적 악화로 신규 투자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입지가 약한 탓에 SK텔레콤과 사업적 시너지도 불분명하다. SK텔레콤 산하로 들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 초 포탈사업 전문가인 박상순 대표이사를 선임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사업 축소 혹은 통합 등 정리 수순으로 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SK컴즈가 시너지를 노릴 만큼 덩치가 큰 회사가 아니라 앞으로 전략에 관심은 높지 않다"라며 "사업을 밀어줄 생각이었다면 이미 각종 투자가 이뤄졌을 텐데 SK텔레콤으로서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우려를 극복하려면 상장폐지 후 SK컴즈 사업과 이익 안정화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플랫폼 사업' 계획이 어떻게 구체화될 지도 관건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거나 빅데이터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지목된다. 빅데이터 사업의 경우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과거에도 SK컴즈와 시너지 내려고 시도는 했지만 수익 중심으로 가다 보니 장기 비전을 갖고 전략적 사업을 하기 어려워서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면서 "구조조정이나 사업 정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