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사업' 사라진 대성산업, 요원해진 수익성 회복
입력 2017.03.13 07:00|수정 2017.03.13 09:41
    대성산업가스·DS파워 매각하며 자산 매각 일단락
    석유가스·자원개발 등 남은 사업으로 재무부담 해소 불투명
    "차입금 감축 효과는 봤지만 영업현금흐름 개선 어렵다"
    • 대성산업이 수년간의 구조조정으로 차입금 감축 성과를 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알짜 자산들을 전부 매각하며 수익을 내는 사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영업현금흐름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해소는 당분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성합동지주는 이달 말까지 대성산업가스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 MBK파트너스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약 1조8000억원에 사들인다. 인수 자금은 블라인드 펀드 자금 및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한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삼성증권 등이 주선사로 나서 최대 1조원의 인수금융 대출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대성산업은 DS파워 지분 29%를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넘길 예정이다. DS파워는 대성산업이 2013년 오산열병합발전소 설립을 위해 한국전력기술 등의 재무적 투자자(FI)와 만든 발전사업회사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금액은 약 1000억원 수준. 디큐브거제백화점 매각도 조만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매각대상 자산들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차입금은 줄었다. 대성합동지주의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2012년 말 2조4000여원에서 6471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성산업가스와 DS파워 매각 등이 끝나면 차입금을 더 줄일 수 있다. 대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가스 매각으로 약 3500억원의 자금을 손에 쥘 것으로 추산된다. DS파워와 거제백화점을 팔면 약 1680억원의 상환 재원이 마련된다.

    • 문제는 자산 매각이 일단락 된 이후다. 차입금을 줄여도 영업현금흐름으로 재무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외부로 매각한 자산들은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의 수익성을 지켜주던 곳들이다. 대성산업이 매각한 대성쎌틱에너지는 탄탄한 영업망을 토대로 연간 10억원대 이익을 창출해온 자회사다. 대성산업가스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해왔다.

      대성 측이 일부 자산매각 과정에서 '콜옵션(Call Option)'을 확보하기는 했다. 대성쎌틱에너지 매각 지분 41%에 대해 2018년까지 되사올 권리가 포함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콜옵션을 행사할 만큼 현금여력이 부족한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잘 지켜왔다는 점은 인정하나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사업을 대부분 팔며 영업이익을 얻을 곳을 찾기 어렵다"면서 "연간 영업현금흐름은 300억원 내외로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잔여 사업들 중 수익 창출력이 뛰어난 사업은 없다. 지난해 대성산업은 순손실 폭이 1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 50%를 넘기며 유가증권 관리 종목 지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성산업 주요 사업인 석유가스유통 부문은 한때 8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 그 규모가 축소됐다. 작년 3분기 해당 사업부 매출액은 약 45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도 3% 내외로 회사를 먹여 살리기엔 역부족이다.

      기계 및 건설, 유통사업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시작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도 손실을 내고 있다. 해외광구 및 석유개발 프로젝트 사업들은 탐사 실패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모회사인 대성합동지주 상황도 비슷하다. 대성산업가스는 매각했고 대성산업에서 배당 수익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다른 계열사들 중에서도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해줄 곳도 부재하다.

      다른 관계자는 "자산을 매각해도 전부 차입금 상환에 쓰여 실제 회사에 쌓이는 현금이 없다"면서 "새로운 사업을 찾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회복하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