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非정유 부문 공급 부담 커졌다"
입력 2017.03.14 18:03|수정 2017.03.14 18:51
    2017년 제3차 KIS 웹캐스트
    파라자일렌, 인도·사우디 등 설비 증설 잇따라
    윤활기유도 애드녹發 공급 부담 가중
    •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을 지탱해주던 비(非)정유 사업에서 공급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석유화학 및 윤활기유 시장에서 신규 설비 증설이 예고돼 국내 업체들의 영업 환경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내 정유사 실적호조 지속가능성과 잠재 리스크를 주제로 한 '2017년 제3차 KIS 웹캐스트(Webcast)'에서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흐름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며 "2014년에도 PX 시황악화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감소한 전례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사업은 PX에 집중된 구조적 리스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개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합산기준 영업이익은 8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로 대표되는 비정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9000억여원으로 전체 중 60%에 달하는 규모다. PX 스프레드 호조와 고급윤활기유 수요가 늘어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의 공급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은 PX 투자가 집중되며 위험도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와 사우디 페드로라빅(Petrorabigh) 등에서 약 355만톤 규모 설비 증설이 예정돼 있다. 중국도 1000만톤에 달하는 PX설비 도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올레핀 계열 투자와 고부가제품 인수·합병(M&A)으로 석유화학 사업에서 다각화를 통해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윤활기유 사업 역시 공급 부담으로 인해 영업여건이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Adnoc)은 연 62만톤가량의 윤활기유 생산을 본격화한다. 여기에 미국 등 추가 증설 물량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약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고급 윤활기유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자동차 판매 증가로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견고한 점은 영업이익을 지지해 줄 요소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