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 매각, 美 엑슨모빌 새 주인 낙점…롯데ㆍ한화, 인수 불발
입력 2017.03.16 18:57|수정 2017.03.16 18:57
    엑슨 측, 2조원 육박하는 금액 써내 전액 현금 인수 조건
    •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 엑슨모빌(Exxonmobil)이 선정됐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은 이날 우협 선정 결과를 후보들에게 통보했다. 엑손모빌은 2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써냈고 채무 인수가 아닌 전액 현금 인수를 제안, 채권단의 최종 선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추가 협상을 거쳐 올 상반기 내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와 한화토탈은 글로벌 업체와의 가격 싸움을 버티지 못하고 인수 기회를 놓치게 됐다. 이들은 원료 다각화와 파라자일렌(PX) 설비 확충을 위해 JAC 인수에 참여했다. PX 시황은 개선세였고 석유확 업황 호조로 재무 여력도 갖춘 상태였다. JAC의 최대 채권자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기관인 점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JAC 설립 당시 SK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이 투자했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이 프로젝트에 대출 및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그러나 글로벌 업체들과 입찰 경쟁이 심화되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한화토탈은 본입찰 때 1조원을 웃도는 금액을 써냈지만 추가 가격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협상장을 떠났다. 롯데는 사드(THAAD) 문제가 불거지며 인수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인수 의지는 접지 않았다. 매각 측의 추가 가격제안 절차까지 따라갔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JAC가 수조원을 들여서까지 가져와야 하는 매물은 아니었다"면서도 "SPA 협상 종결까지 지켜봐야겠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은과 무보 등이 국내 업체가 인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관측됐지만 외국계 상업은행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도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 대상은 JAC의 자산이다. JAC는 SK그룹을 비롯한 국내외 8개 업체들이 합작해 2014년 설립한 회사로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원료로 PX, 벤젠, 혼합나프타,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