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입대ㆍ신사업 적자ㆍ투자자 증가"...YG엔터, 차기 M&A는 어디서?
입력 2017.03.30 07:00|수정 2017.03.31 06:05
    네이버에서 1000억 투자유치....신사업 확대 예상
    최대 수익원 '빅뱅' 입대ㆍ기존 신사업 수익확보 실패
    빅뱅 대체제 필요...외부 투자자 증가는 슬슬 부담
    • 한국 엔터테인먼트기업 대표 선수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가 최대 수익원 '빅뱅'의 군입대라는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YG엔터는 최근 네이버를 세 번째 투자자이자 3대 주주로 영입,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

      시장은 YG엔터가 이번 투자금을 어떻게 쓰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줄줄이 진행했던 신사업 M&A를 다시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YG엔터의 신사업 상당수가 연일 적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결국 YG엔터가 새로 도전할 사업의 '종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수익 다변화에 큰 기여를 할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팬덤 수익성, 보이그룹>>>걸그룹...지드래곤 입대 여파 우려

      YG엔터를 비롯, 연예기획사 산업을 이해하는데는 '남자 아이돌의 팬덤'과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필수적인 키워드로 꼽힌다.

      아이돌 그룹에 대한 팬덤(Fandom)의 규모ㆍ파워는 남자 아이돌이 여자 아이돌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는 추정이 대부분이다.  관련 사업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관계자는 "앨범 판매량ㆍ콘서트 티켓 판매량 등을 보면  남자 아이돌 그룹에 대한 수요가 여자 아이돌 그룹과 아예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때 화제가 됐던 리포트('남자 아이돌이 군대를 간다' 2015.9.7)를 통해 "Top 100앨범 판매 내 남자 아이돌 그룹의 비중은 2012년 이후 80%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콘서트 역시 마찬가지"라며 "여자 아이돌 그룹들은 상대적으로 훨씬 대중적인 곡을 발표하고 음원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함에도 남자 팬층의 앨범 구매ㆍ콘서트 관람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여자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 반대로 남자 아이돌 그룹은 대중적인 곡으로 데뷔를 시작한 후 그룹의 색깔이 나온다 싶으면 막강한 팬덤이 형성된다. 그리고 곧바로 10~20대 여성들의 엄청난 구매를 유도한다. 그만큼 남자 아이돌 그룹이 연예기획사에 제공하는 수익비중은 엄청나다.

      게다가 연예기획사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절반 가까이가 '음반/음원'과 '콘서트'에서 발생하고 있다. YG엔터의 경우 전체 매출(1897억원ㆍ2016.3분기 기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음반/음원(26%)와 콘서트 공연(22%)다. 나머지는 로열티(24%)에서 발생한다. 광고모델 등에서 생기는 매출은 채 10%에도 못미친다.

      결국 특정 남자아이돌 그룹이 연예 기획사에 제공하는 매출과 수익 비중은 절대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YG엔터에  소속된 주요 가수 (빅뱅ㆍ2NE1ㆍ이하이ㆍ 악동뮤지션ㆍ싸이ㆍ에픽하이 등)의 면면을 놓고 봤을 때 빅뱅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엄청나다는 예상도 이에서 비롯된다.

    • 빅뱅의 막강한 매출영향력에도 불구, 빅뱅의 멤버인 '탑'(2월9일 입대)을 기점으로 군입대 시즌이 시작됐다.  뒤를 이어 "'유일하게 솔로 돔 투어가 가능하다"(이기훈 애널리스트)고 평가 받는 지드래곤이나 태양 등 다른 멤버도 매년 순차적으로 입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드래곤의 빈자리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YG엔터에서 이를 대체할 티켓파워를 갖춘 뮤지션은 없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패션ㆍ화장품ㆍ골프ㆍ모델ㆍ외식까지 진출...연일 적자에 요원한 수익성

      매출 편향성이 심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YG엔터도 이를 해결하고자 수년간 '신사업'을 모색해 왔다. 분야도 다양해서 패션부터 외식산업까지 미치지 않은 영역이 없었다.

      하지만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거나 적자 행진을 기록하면서 아예 법인을 청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회사가 신산업에 투입한 리소스 대비, 수익성을 거의 못뽑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YG엔터의 신사업 시도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향후 2년간이 가장 활발했다. 이 시기는 정확히 세계 최대 명품업체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YG엔터에 650억원을 투자한 직후다.

      YG엔터는 이후 홍석규 회장의 보광그룹 소속 만성적자 광고계열사인 '휘닉스홀딩스'의  경영권 지분(39.5%)을 총 500억원을 주고 매입, 'YG플러스'로 개명했다. 이 YG플러스가 신사업 투자의 핵심 창구로 활용됐다. 빅뱅의 지드래곤(20억원)과 태양(3억원)도 YG플러스에 주주로 참여하며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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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후 YG플러스를 통한 다채로운 사업 확장이 시작된다. 우선 홍콩 국적 화장품회사 코스온의 자회사 ( '코드코스메')를 인수,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문샷'(moonshot)이란 브랜드를 런칭하고 지드래곤과 산다라박 등을 모델로 내세웠다. 루이비통을 통해 화장품이 유통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왔다. 지드래곤이 10억원, 태양이 3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하지만 YG엔터 연예인들을 통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연일 적자가 이어졌다. YG엔터의 화장품 사업은 작년과 올해 청산이 진행 중이다.

      몇개월뒤. 이번에는 골프 마케팅 산업에 진출했다. YG플러스는 관련기업인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60억원을 주고 인수,  'YG스포츠'로 개명했다. 이어 골프선수 김효주 씨 등을 중심으로 프로골퍼 매니지먼트와 골프대회 기획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이 사업에서도 큰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다시 3개월 뒤에는 모델매니지먼트 회사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고은경 대표가 설립하고 차승원 씨 등을 배출한 '케이플러스'에 70억원을 투입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현재 YG플러스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데 작년 10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이번에는 외식사업을 시작했다. 오리온 '마켓오'ㆍCJ '비비고' 브랜드를 배출하고, 한때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졌던 노희영 고문을 영입해  'YG푸즈'를 설립했다. 삼거리 푸줏간, K PUB 등의 브랜드를 갖췄다. 역시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 사업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한 패션사업도 여전히 적자다. YG엔터는 2012년 삼성물산 (당시 제일모직)과 조인트벤처로 '네추럴나인'이라는 패션기업을 설립했다. '노나곤'(NONA9ON)이란 브랜드를 런칭하며 YG엔터 소속 연예인들이 대거 홍보에 나섰다.  역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익이 안나고 있다.

      YG엔터의 신사업 시도들은 하나의 컨텐츠로 다수의 상품과 매출처를 발생시킨다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이 실패한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경쟁사인 SM이 콘서트장으로 활용가능한 '코엑스 아티움'을 통해 이익 실현을 기대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팬클럽이 많지만 그들이 아이돌이 입는다는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 옷을 50~60만원이나 주고 사입기는 어렵다"며 "결국 아직은 YG엔터의 수익처가 음반이나 음원, 그리고 콘서트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빅뱅이나 2NE1을 좋아한다고 해서 '문샷'의 화장품을 사고, '노나곤'의 옷을 입고, '삼거리 푸줏간'에서 고기를 굽는 일은 많지 않다는 뜻도 된다.

      현재까지 이 같은 투자들은 양민석 YG엔터 대표와 함께 일하는 연세대 출신 임원진들이 다수 단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민석 대표가 명지대-연세대 대학원 MBA 출신이고 관련 임원들도 연대 출신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투자업계에서는 젊다는 평가가 많은데 '신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아온 유해민 본부장이 82년생으로 올해 36세다. 이들은 아이디어는 다양했지만 투자경력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참조할 만한 연예기획사 투자사례도 적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뱅 빈자리 메워줄 다음 신사업 어디? ...늘어나는 외부 투자자들 부담

      다만 보유 현금만 놓고 YG엔터의 자금력은 적지 않다. 네이버가 투자하기 이전인 작년 3분기말 기준으로도 순자산 3500억원에 자본잉여금 1600억, 이익잉여금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실탄은 든든한 셈이다.

      기존 사업 적자는 그렇다치고 앞으로 어떤 산업에 주목해서 사업다각화와 원소스멀티유즈 전략 확대를 이뤄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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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목 받는 YG엔터의 신사업은 '투자ㆍ컨설팅 부문'이다. 작년 7월 'YG PE"로 자본금 100억원을 들여설립했다가 추후 이름을 바꾼 'YG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 2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금융사'로 등록됐다. 신기술금융사는 금융위원회 소관으로 중소기업청 소관인 '창업투자사'와 달리 투자규제가 매우 작다. 최소자본금이 200억원이었다가  작년 9월부터 100억으로 줄었다. 창업투자사들은 설립 3년내 일정(자본금 40%이상)금액을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하고, 이런 저런 투자제한 업종이 많다. 반면 신기술금융사는 금융기관ㆍ부동산만 제외하고는 아무 업종에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YG엔터가 투자부문에 발을 들였다는 것은 결국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향후 먹거리를 찾아내는데 집중할것이란 의미"라고 평가했다. 벤처나 유망산업에 투자하면서 사업성을 테스트하고 확인된 산업에 본격 진출도 가능하다. 이번에 네이버가 YG엔터에 투자하기로 한 1000억원 가운데 500억원도 YG인베스트먼트가 만들 펀드에 출자된다.

      YG엔터는 과거에도 PEF 투자에 출자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YG플러스가 한국기술투자-SBI인베스트먼트 출신들이 세운 '플루터스에쿼티파트너스', '현인베스트먼트' 의 152억원짜리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참존 화장품에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앞으로 YG엔터의 신사업은 '컨텐츠' 관련에 좀 더 집중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을 단순한 투자자 초청이 아닌, 이런 차원에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YG엔터는 다른 연예기획사들(SMㆍJYP)에 비해 외부 투자자를 여러 차례 모집한 이력이 있다. 이번 네이버의 주요 주주 초청도 세 번째다. 그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약 2년 6개월 (2014년 10월)전에 투자한 루이비통은 YG엔터의 사실상 2대 주주다. 610억원을 투입, 보통주 50만주-전환상환우선주 136만여주를 받아갔다. 이 우선주는 투자 후 1년뒤부터 언제든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데 (전환비율 1:1.001주) 전환을 감안하면 루이비통의 지분율은 양현석 씨(16.12%)에 이은 2대 주주(9.53%)로 올라선다.

      작년 7월에도 YG엔터는 중국의 티켓예매 서비스 '웨잉'과 중국 '텐센트'로부터 총 650억원을 보통주로 투자받았다. 이들은 각각 YG엔터 지분 7%, 4% 가량을 보유 중이다.  웨잉 역시 텐센트로부터 투자받은 업체임을 감안하면 이 둘의 지분율 합계는 최대주주 지분보다 불과 5%포인트 가량 적은 정도다. 그리고 오는 4월에 네이버가 YG엔터의 보통주 신주 500억원을 매입하면 지분율 8.5%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루이비통도, 중국 웨잉이나 텐센트도 투자 이후 YG엔터와 아직 이렇다할 시너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때 YG의 컨텐츠가 웨잉이나 텐센트를 통해 콘서트 진행과 티켓 판매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사드(THAAD) 정국으로 인한 한ㆍ중 관계 경색으로 당장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외부 투자자 유치 =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 이라는 공식이 암암리에 형성돼 있다. 풋옵션 또는 상환우선주 같은 명시적인 채무관계가 아니라해도, 회사의 밸류에이션과 성장성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액에 대한 회수 혹은 보상을 요구하기 마련이라는 것.

      결국 YG엔터도 점점 늘어나는 해외 및 국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사업군과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이들이 늘상 우호적인 주주로만 남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