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황 개선에도 주가 엇갈린 포스코와 현대제철
입력 2017.04.05 07:00|수정 2017.04.05 10:46
    포스코·현대제철 올 1분기 실적 전망 긍정적
    중국發 구조조정·원자재 값 상승 등 호재 많아
    현대제철 주가 하향 곡선…"'현대車' 리스크 해소 쉽지 않다" 의견
    •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발(發) 구조조정 및 원재료가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다른 양상이다. 포스코 주가는 오름세를 탔지만 현대제철 주가는 주춤하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발목이 잡혀 주가 상향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1분기에 이익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 및 원료탄 가격이 오르면서 이로 인한 제품가격 반등 추세가 이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중소 철강사를 통폐합하면서 공급과잉 이슈도 줄었다.

      포스코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에 비해 82%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 4조5000억원, 33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재무구조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국제 신용등급 A급 복귀를 목표로 삼았으며 현대제철은 7000억원가량의 차입금 감소를 계획했다.

    • 이 같은 성과에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1년 간 포스코 주가는 반등 기회를 잡으며 30% 오른 반면 현대제철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시황이나 환율, 원재료 등 외부변수는 동일하지만 사업 구조 차이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매출처가 다변화 돼있고 해외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가격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강해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 효과를 판가에 직접 적용하면서 제품 판가 조정 폭이 컸다. 부실 사업 정리가 일단락 됐고 문제가 됐던 권오준 회장의 연임 결정으로 CEO 리스크도 일시적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 시황은 국내보다 글로벌 관점에서 봐야 하는데 수출 비중이 높은 포스코가 개선세가 더 뚜렷할 수밖에 없다"면서 "권오준 회장이 직접 실적 및 사업 비전을 일찌감치 발표한 것도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됐다"고 언급했다.

      현대제철 주가에도 호재는 많다. 올해부터 특수강 상업 생산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건설 분양 호황에 따른 철근 내수 판매량이 증가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중국발(發)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주가에 연동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현대·기아차의 최근 합산 시장점유율이 70%까지 떨어지는 등 그룹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실적은 부진하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여파로 수출 전망은 어둡다. 이 와중에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마저 지지부진하다.

      한 증권사 철강담당 연구원은 "최근 H형강 판매가격 5만원 인상 요인이 있어도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대차 중국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그룹 이슈가 불거진 점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반등할 기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갖췄지만 '철강회사'라기 보다 '현대차 부품회사'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라며 "주가를 이끄는 모멘텀들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 실적에 가로 막혀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사드 보복도 철강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덜한데 현대제철 주가만 출렁였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현대차 캡티브 시장이 현대제철의 주가 상승을 발목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 입장에선 차입금 감축과 신용도 개선 외에도 매출처 다변화와 같은 그룹 차원의 전략 설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