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채권발행 나선 ㈜두산, 미매각 리스크 털어낼까
입력 2017.06.05 07:00|수정 2017.06.07 09:33
    오는 23일 2년 만기 1000억 공모채 발행 예정
    운영자금 마련 목적…"재무부담 지속" 평가
    • ㈜두산이 반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나선다.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회사채 시장의 흐름에 편승해 흥행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오는 23일 2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앞서 오는 15일에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의 주관은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두산은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일부 자금은 지난해 개장한 시내 면세점 운영을 위한 시설투자와 재고 확충에 우선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480억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약 100억원의 적자를 봤다.

      회사채 시장의 호조세를 타고 원하는 규모의 기관투자가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불안한 신용등급(A-)과 그에 붙은 '부정적' 꼬리표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지난해말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온기가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으로 아직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두산 영업이익의 40%가량이 계열사 배당금과 브랜드 로열티 등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주요사업 매각과 계열사 정리 등으로 RCPS(전환상환우선주)·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두산그룹의 연결기준 수정 순차입금이 2015년 13조8000억원에서 2016년 11조1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수정 차입금의존도가 지난해 47.3%로 재무부담은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룹 내에서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도 신인도 제고를 방해하는 요소다. ㈜두산은 지난달에도 두산중공업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18.4%(920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한기평은 "두산그룹 일부 계열사는 여전히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며 "과거 계열 지원의 주체였던 두산중공업의 재무여력 약화로 인해 ㈜두산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은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다"라며 "자금조달에 있어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