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하는 면세업계, 롯데·신라·신세계 '빅3'로 구조조정 가능성
입력 2017.07.19 18:04|수정 2017.07.19 18:04
    공급과잉 문제 해결 필수
    중국 관광객 부진, 고객 유치 비용 부담 문제도
    • 면세점 업계의 불황이 구조적인 이유로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업계 빅2인 호텔롯데, 호텔신라와 더불어 유통업에 강점이 있는 신세계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017년 제5차 KIS 웹캐스트를 통해 주요 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한신평이 등급을 가지고 있는 면세업 관련 기업은 호텔롯데(AA+/부정적), 호텔신라(AA/부정적), 신세계 조선호텔(A/안정적) 총 3곳이다. 올 2분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회사채 등급전망은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매월 매출액 1조원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구매 대행을 담당하는 소수 업체들에 ‘밀어내기’ 등으로 대규모 판매한 실적과 내국인 수요로 간신히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사드 문제로 인한 손실이 올해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면 손실규모는 더 커질 예정이다.

      당분간 면세점 업계의 실적 개선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온 중국 관광객 수요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중국 관광객이 상당 부분 차지하는 외국인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30% 감소할 경우, 국내 면세점 시장은 10조~11조원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면세점 산업 내 경쟁 강도가 증가하는 구조적 이유로도 개별 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에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면세점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 증가가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은 3개 더 신규 개장돼 13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사업의 경쟁 강도는 계속 높아지지만 자체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확률은 낮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관광객이 다시 급증하지 않는 한, 그리고 경쟁 공급업자 감소 없이는 시장이 이른바 ‘정상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가 빅3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구조조정 시기다. 한신평은 “새 정부가 면세점 산업을 과점이 아닌 현재의 경쟁 상태로 지속하고자 한다면, 시장의 정상화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별 업체별로는 앞으로 늘어날 재무부담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 지가 변수다. 호텔롯데는 작년 진행했던 IPO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된 반면, 국내외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은 증가하고 있다. 호텔신라도 단기적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신세계의 경우 신세계DF와 신세계조선호텔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사업을 일원화하는 계획이 재무 부담 감축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신평은 호텔롯데의 경우 IPO의 진행여부와 그로 인한 자본확충 규모, 호텔신라는 신규 투자로 인한 차입부담 증가 등을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신세계조선호텔에 대해선 2년전 사업권을 반납한 김해공항 면세점의 적자 부담 감소 정도와 운영 중인 부산시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영업 안정화 여부를 지켜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