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동빈 형제, 롯데 계열사 주식담보대출 규모 살펴보니…
입력 2017.08.03 07:00|수정 2017.08.07 09:17
    각각 3300억, 2700억 규모 담보대출 계약 체결
    그룹 지주사 전환·증여세 대납 용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 상장사 지분을 활용해 총 6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신동빈 회장은 올 7월말 기준으로 보유 중인 롯데쇼핑 지분의 약 40%에 해당하는 174만7901주를 담보로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롯데쇼핑 전체 지분의 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6차례에 걸쳐 과거 맺었던 대출 계약을 연장하거나 신규로 계약을 체결해왔다.

      계약일 당시 롯데쇼핑 종가를 적용하면 담보로 잡힌 지분의 가치는 4000억원 수준이다. (기관에 따라 담보인정비율이 상이한데) 일반적인 금융권의 상장 주식 담보인정비율인 60%를 적용하면 약 2400억원어치를 대출한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 지분(37만5000주)에 대해서도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647억원 수준이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 계열사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총 2800억원 수준이다.

      신 회장이 주식담보를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롯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과 궤를 같이한다. 신 회장은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롯데제과 지분 매입 등에 활용했다. 롯데그룹이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 작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롯데제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보다 6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인 3300억원어치를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250만5000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계약일 당시의 롯데쇼핑 주가를 적용하면 지분 가치는 5500억원에 이른다. 실질적으론 이 중 60%에 해당하는 3300억여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 회장은 이 자금을 활용해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부여된 증여세를 대납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국세청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약 2126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 증여세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소유한 '경유물산'에 부과된 세금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03년 롯데홀딩스 지분 6.8%를 경유물산에 넘겼는데, 검찰은 이를 증여가 아닌 경영권 방어 차원의 명의신탁 거래로 여기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당시 SDJ코퍼레이션 측도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 상당 부분을 증여세 납부에 사용했다"며 "나머지 금액의 용처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