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넘 보는 넷마블·엔씨소프트…投心 지속 관건은 해외 성적
입력 2017.09.25 07:00|수정 2017.09.27 09:35
    리니지 시리즈 게임 호실적 업고 주가 훨훨
    블루홀 등 비상장 게임사에도 온기 확산
    출시 예정된 글로벌 겨냥 MMORPG 성과 거둬야
    •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중심으로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비상장 게임사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게임사의 시가총액이 네이버·카카오 수준까지 올랐다. 이 같은 온기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선 해외 출시를 앞둔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줄곧 주당 30만원대 초반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지난달 14일 47만원 선을 돌파하며 지난달 이맘때쯤보다 20% 넘게 올랐다. 넷마블게임즈도 리니지2레볼루션의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 12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넷마블게임즈 주가는 이달 들어 다시 15만원 선을 회복했다.

    • 두 회사가 잇따라 출시한 리니지 시리즈가 견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출시한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롤 플레잉 게임) 리니지M은 거래소 시스템 추가 지연 및 18세 이용가(청불) 판정 등의 이슈에도 꾸준히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레볼루션도 출시 직후 수준은 아니지만 매출 상위권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중소형 게임사들과 비상장 게임사들도 수혜를 받는 분위기다. 코스닥 상장사인 컴투스·넷게임즈·룽투코리아·액션스퀘어·넵튠 등의 주가는 한 달 동안 최소 10%에서 최대 25%까지 올랐다.

      장외 시장에서는 1인칭 슈팅(FPS·First Person Shooting)게임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블루홀이 주목 받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국내 게임 최초로 동시 접속자 111만여명을 넘기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장외 시장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되던 블루홀은 중국 텐센트의 인수 시도 불발 등의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에는 5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텐센트는 블루홀 인수가 불발되자 국내 벤처캐피탈 업체들이 가진 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형 게임사는 물론 중소형, 비상장 게임사에까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시총으로 보면 현재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각각 10조원, 12조원이고, 비상장블루홀(4조원), 스마일게이트(7조원)에 중소 게임사들까지 다 포함하면 게임주 시가총액은 47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카카오 합산 시총(34조원)에 맞먹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카카오 다음은 게임'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외국인이 몰리니 국내 기관들도 게임주 담기를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한 달 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기 위해선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선 글로벌 시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해외 유저(User)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2조원으로 2014년 9조원에 비해 크게 성장했지만 전체 글로벌 게임 시장(11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이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중국·일본 그리고 동남아 시장 공략이 중요해졌다.

    • 빅3 게임사 국내외 매출 규모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한국형 MMORPG는 이른바 '현질'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어 ARPU(이용자당평균매출)가 다른 게임 장르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전과 달리 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유저들의 MMORP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가 출시한 해외 게임들의 성적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올 연말 리니지M의 대만 출시를 앞두고 있고, 북미·유럽 시장엔 MMORPG 아이온 레기온즈오브워를 출시할 예정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대만·홍콩 지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일본)·더킹오브파이터즈(일본)·세븐나이츠(아시아)·테라(북미·유럽 등) 등 다수 MMORPG를 연내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