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실적 부진 롯데쇼핑, 신용등급 'AA+' 흔들
입력 2017.09.26 17:28|수정 2017.09.26 17:28
    한신평, 등급전망 '부정적' 변경
    국내 주력 사업 실전 부진 '뚜렷'
    중국 점포 매각 시기 불투명…"추가 자금지원 가능"
    • 롯데쇼핑의 AA+ 신용등급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력 사업들이 수익성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사업 철수 결정으로 인한 잠재적 재무부담이 커진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롯데쇼핑의 신용도가 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신평은 ▲국내 주력사업 수익창출력 및 재무지표 저하 ▲중국 관련 사업위험 급증 ▲구조적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를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는 아직까지 조정에 나서고 않았다.

      롯데쇼핑은 외형 정체와 더불어 신규점포 출점에 따른 고정비용(인건비, 임차료, 지급수수료 등) 증가가 각 사업부별 수익성 저하의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백화점 및 대형마트 세일즈앤리스백 실행과 임차점포 위주의 신규점포 출점으로 임차료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별도 기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창출금액이 2013년 1조8176억원에서 지난해 1조2617억원으로 줄었다.

      백화점은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이익률을 기록(35% 내외)하고 있으나, 매출성장률 저하 대비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신규 점포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한신평은 "최근에는 본점 등 이익기여도가 높은 기존 주력점포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수익성 저하 폭이 확대됐다"라며 "아울렛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 지표가 양호하나 기존 백화점 대비 영업이익 창출규모가 작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부문은 2014년 이후 매출역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점포 리뉴얼(2016년 15개 점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오픈(2016년) 등 투자비용 증가가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2분기 이후 매출이 소폭 올랐으나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중국 대형마트 사업은 부담을 더했다.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롯데쇼핑의 추가 담보제공(약 860억원) 및 출자(약 2300억원), 홍콩법인 채권발행(3억달러) 등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 금액·시기 등이 모두 불확실하다. 최종적으로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가변적이라는 평가다.

      계열사 지급보증 및 자금보충 등 잠재적 재무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해외부문 투자 지속과 실적부진, 복합쇼핑몰 신규 출점 등의 영향으로 계열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1조8000억원) 및 자금보충 약정(1조9000억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롯데쇼핑의 실적 불확실성은 점차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의 복합쇼핑몰 주말 의무휴업 법안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안 또한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신평은 "소비부진 지속과 업체 간 출점 경쟁, 경쟁 유통 채널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외형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업태 점포 확장이나 해외부문 실적부진 심화에 따른 자금소요 증가로 현금흐름 대비 차입규모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경우 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