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부족·수익성 저하"…IPO 대비 체력 개선 시급한 세븐일레븐
입력 2018.01.03 07:00|수정 2018.01.02 17:52
    코리아세븐, 경쟁력 우려 목소리 나온 지 오래
    최저임금 인상·이마트 공세 맞선 방안 불투명
    "인재 부족·킬러 콘텐츠" 부족 지적
    • 롯데그룹이 '오너 부재'라는 최악의 악재에서 벗어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호텔롯데 등 비상장사들의 기업공개(IPO) 작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으로 알려진 코리아세븐도 후보군 중 하나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코리아세븐의 체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과 후발주자 이마트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도 뒤처져 경쟁력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업황 자체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일만한, 긍정적인 요소가 많지 않다. 상장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2018년의 편의점 시장 환경은 올해보다 어둡다. 수년간 점포가 급증하면서 포화 상태인데다가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부실 점포들은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점포당 매출 감소를 상쇄해주던 출점 효과는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이란 얘기다. 올 10월말 기준으로 점포 수가 9000개가 넘는 세븐일레븐도 부실 점포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8년 국내에서 폐점되는 점포 수만 23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라며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편의점 업계가) 재고자산 정리와 편의점 전용 실내 장식 등에 들어간 비용을 상각처리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 후발주자인 이마트의 공세도 대응해야 한다. 이마트는 올해 자사 상생형 편의점 브랜드의 상호를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변경하고, 피코크·노브랜드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B제품을 이마트24에서 본격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마트24가 매장 수 측면에서 아직까지 기존 편의점 브랜드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출점 속도는 빠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편의점 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신규 출점 속도를 조절하며, 성장세가 좋은 점포들의 매장 크기를 키워 수익을 극대화해야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점포 대형화 준비가 잘 돼 있고, 고수익 일반상품 비중이 높은 이마트24가 유리한 입장에 있는 셈이다"라고 전했다.

      또 한편에선 업황과 무관하게, 롯데그룹 내에서 편의점 사업이 백화점, 마트 등 여타 유통업에 비해 후순위이다보니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코리아세븐은 BGF리테일(CU)·GS리테일(GS25)과 유사한 시기에 출점을 시작했지만, 이들에 비해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금까지도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특히 1%대에 그치고 있는 영업이익률은 일본 세븐일레븐에 제공하는 로열티(순매출의 0.6%)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낮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세븐일레븐이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데 대해 늘 의아해 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의 프랜차이즈를 들여왔음에도 국내서 편의점 사업을 제대로 안착시키지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롯데가 누구보다 일본 편의점 시장의 변천사를 잘 파악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데 실패한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이 판매하는 제품 중 경쟁사 제품을 뛰어넘을 만한 '킬러 콘텐츠'는 많지 않다. CU, GS25가 앞다퉈 도시락 제품을 내놓을 때에도 세븐일레븐은 제대로 동참하지 못했다.

      한때 그룹의 역량 있는 유통 관련 인력들이 백화점이나 할인점 부문으로 우선 배치되면서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전문가를 배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유통 채널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 인력 배분에서도 (편의점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일을 잘한다 싶으면 백화점으로 발령이 나고,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인력들은 할인점이나 편의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이미 경쟁사들에 비해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상장을 할 계획이라면 투자자들을 공략할 포인트를 마련해야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 전략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 IPO 계획은 현재로선 큰 청사진에 불과할 뿐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