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證 분쟁, '우선매수권' 수정 제안으로 막바지 협상...결렬시 제3자 매각
입력 2018.01.03 14:27|수정 2018.01.03 17:22
    2일 오후~3일 오전, 이병철 부회장 측 수정 제안해 협상재개
    율촌-김앤장이 양측 대리...고용보장ㆍ자금증빙 등 선행조건
    유효성 인정되면 계약효력 ..이 부회장이 단일 1대 주주로
    협상 결렬시 권 회장은 제3자에 매각...KTB와 결별 수순 예정
    • 권성문 회장-이병철 부회장의 KTB투자증권 경영권 분쟁이 종료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일 오후부터 '우선매수권' 수정 제안이 이뤄졌고 양측이 협상을 재개, 막바지 단계에 진입 중이다. 김앤장과 율촌이 이들을 대리해 논의 중이다.

      극적 합의가 이뤄지면 이병철 부회장이 1대 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반면 합의가 불발되면 권성문 회장은 최초 매매계약을 맺은 제3자에게 본인 지분을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어찌됐든 권 회장은 이번에 본인이 창업한 KTB투자증권과 결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문 회장, A사와 매매계약...태그얼롱ㆍ우선매수권 연동돼 발동

      이번 사태는 지난달 19일 권성문 회장이 제3자인 국내 A사에게 본인 지분 18.76%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가격은 주당 5000원에 총 662억원 규모. 권 회장 지분은 5%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 계약에는 몇몇 선행조건이 포함됐다.▲임직원 전원에 대한 3년간 고용보장 ▲계약 체결후 5일내 자금출처를 밝히고 2개월내 매매대금 지급 ▲권성문 회장이 장내서 추가매입한 지분도 협상을 거쳐 나중에 인수 ▲계약 미실행시 위약금 제공 등으로 구성됐다.

      매매계약이 체결되자 권성문 회장은 이제 이병철 부회장에게 의사 선택을 물어야 했다. 이는 이병철 부회장이 KTB투자증권에 처음 투자할 당시(2016년) 두 사람이 서로 맺은 주주간계약 때문이다.

      내역은 두 가지. "내(권성문 회장)가 지분을 제3자에 팔 예정이니 당신도 원한다면 동일한 가격ㆍ조건으로 같이 팔자. 물론 선택은 이병철 부회장 몫이다", "그게 싫다면 내가 체결한 매매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당신이 내 지분을 사가겠느나". 이른바 '동반매도권'(Tag-Along)과 '우선매수권'이다. 두 조항은 연결돼 있다.

      이 부회장으로선 본인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의사가 없었다. 이에 "그렇다면 내가 권성문 회장 지분을 사겠다"고 통지했다. 이 통지가 지난달 29일 오전 우선매수권 행사 통지 형태로 권성문 회장 측에 전달됐다.

      그러나 권 회장 측은 이병철 부회장 제안에 임직원 고용보장과 자금증빙 등에 대한 내역이 빠져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의견을 받아 "최초 보낸 우선매수권 행사 제안은 법적효력이 없다"라고 상대방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측 주주간계약에 의거, 한쪽이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은 우선매수권은 매매계약 효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어 2일 오전에 "이병철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했고,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져 1대 주주가 됐다"라는 공시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 공시를 근거로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고 인지했다. 이에 권 회장 측이 "법적유효성이 없는 제안서였는데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병철 부회장, 2일부터 우선매수권 수정제안...합의시 매매계약 효과ㆍ불발시 제3자 매각

      갈등이 커지자 이병철 부회장 측에서 2일 오후부터 우선매수권 수정제안을 냈다.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매매계약 선행조건 수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권 회장도 일부 조항은 유예하는 형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논란이 예상되는 조항은 우선 임직원에 대한 고용보장 부분. 그간 KTB투자증권은 '권성문 회장-이병철 부회장' 오랜 갈등으로 내부에서도 '출신성분'과 '소속파'가 갈린 상황이다. 해당 조항대로라면 1대 주주가 된 이후에도 임직원에 대한 퇴사 조치가 쉽지 않다.

      자금증빙과 기간도 만만치 않은 조항으로 평가받는다. KTB투자증권의 현재 시가가 주당 4000원에 못미치고, 선행 담보등을 감안하면 660억원의 인수대금은 2개월만에 개인이 쉽게 마련하기 쉽지 않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크게 이 두 항목에 대한 양측의 양보ㆍ합의가 이뤄져야 거래가 진행된다. 제안서 수정과 협상은 3일 오전까지도 수정ㆍ양보ㆍ거부ㆍ재검토 등을 오가며 이뤄지는 상황이다.

      양측 모두가 '유효한 우선매수권이다'라고 인정하게 될 경우. 이때부터는 기존에 제3자와 맺은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별도의 계약서 작성 없이 자동으로 계약 체결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까지는 협상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자금증빙-대주주 적격성 승인-이사회 및 주주총회 개최와 상대편 이사진의 퇴임 등이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협상이 불발될 경우. 우선매수권 제안 마감이 끝나게 되면 권 회장은 제3자에게 매매계약을 실행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진다. 제3자와 맺은 매매계약과 이병철 부회장과 맺은 매매조항이 동등하다고 판별되지 않으면 어느 한쪽의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쨌든 권성문 회장으로서는 이번을 기점으로 KTB투자증권과는 서서히 결별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