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열풍에 새 바람 부는 ELS 시장
입력 2018.01.23 07:00|수정 2018.01.24 11:28
    코스닥 상승세 장기화 예고...ELS 시장 기초자산 변화
    코스닥150지수·셀트리온 활용한 ELS 상품 발행 성공
    ELS 발행 규모 사상 최대..."홍콩H지수의 악몽 기억해야"
    • 2016년 바닥을 찍고 올라온 ELS 업황은 지난해 빠르게 회복됐다. 올 상반기엔 발행잔액 기준 사상 최대치도 기대된다. 투자 심리가 회복된 ELS 시장과 코스닥 관련 ELS가 올해 '시너지'를 일으킬 지 주목된다.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ELS 발행을 확대하는 가운데, 정책으로 인해 급등한 코스닥 지수가 출렁일 경우 과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이하 홍콩H지수)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홍콩H지수로 한동안 위축됐던 ELS 시장이 지난해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한 해 ELS 발행금액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81조원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이었던 2015년(77조)보다도 5% 더 증가한 수치다.

      최근 코스닥 열풍이 ELS 시장에도 미치면서 발행 규모는 올해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 사모 ELS 시장에서는 코스닥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늘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기초자산으로 삼은 개별 종목으로 카카오와 일신바이오 정도가 거론됐다. 올해는 CJ E&M과 신라젠, 셀트리온 등 활용되는 주식의 범위도 넓어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신라젠 등 코스닥 바이오 주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상품을 내놓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 ELS 상품에도 코스닥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닥 상승이 예고된 지난 하반기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코스닥1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 수요가 많아 12회에 걸쳐 발행했다.

      그동안 코스닥지수과 코스닥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아 시장에서도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상승세를 감안해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면서도 "다만 등락폭이 커 공모형으로 출시할 수 있을 진 지켜봐야한다"고 언급했다.

    • 실제로 코스닥 지수가 최근 100포인트 가까이 급상승하며 이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공모 상품이 새로 등장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이전 상장이 마무리되고 정부 지원 정책이 구체화되는 상반기 중 코스닥 시장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합쳐 새롭게 구성하는 KRX300지수도 ELS 상품의 새로운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코스닥 시장의 강세로 ELS 시장 역시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코스피200, 홍콩항셍지수(HSCEI),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에 쏠렸던 현상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ELS는 투자 위험이 커 다양한 주식을 기초자산을 활용할 수 없다. 상품간 차별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국내 상품과의 차별화하기 위해 애플이나 텐센트 등 해외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를 내놓고 있다.

      증권사의 ELS 영업 확대를 두고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수 급락으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던 홍콩H지수의 '악몽'을 기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6년 홍콩H지수가 폭락하면서 이를 기초로 구성된 ELS 상품 대량이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당시 홍콩H지수 기반 ELS는 약 37조원에 이르렀는데 이중 3조원이 넘는 상품이 녹인(Knock-In;원금손실가능구간)에 진입했다. 재투자 사이클이 무너지면서 증권사들도 운용손실을 봤다. 올해 코스닥 지수는 1100 전망이 나올 만큼 견조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정책적으로 만든 '투자 붐'인 까닭에 자칫 출렁일 수 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최근 안전성을 강화한 상품들의 발행 규모가 증가하고 내부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면서 전보다 리스크는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증권사의 대규모 손실 원인으로 작용했던만큼 올해 관련 리스크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