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롯데마트, 철수 지연으로 매각 난항
입력 2018.03.23 07:00|수정 2018.03.22 20:22
    7개월째 표류…매각 효과 반감
    脫중국 전략, 손실 막긴 역부족
    • 중국 롯데마트 철수가 지연되면서 매각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차악으로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이 중국 롯데마트 사업 철수를 결정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사업 매각은 요원해 보인다. 그룹 내부에선 상반기 중에도 성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치적인 한중 관계 회복이 우선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도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고 언급했다.

      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차악만이 남았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매각 불발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추가적인 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마트 영업을 재개한다고 해도 시장 지위가 낮아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현지 유통기업이나 글로벌 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영업정지 상태가 길어질수록 롯데쇼핑의 협상력은 자연히 떨어진다. 현재 매장 대부분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진 시일이 걸리는 데다가 고정비로 인한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서로 다른 형태의 마트를 인수해 확장한 탓에 효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물로서 매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롯데마트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네덜란드계 마크로 8개점과 현지 대형 마트 체인점 타임즈 65개점을 인수하는 형태로 사세를 급격히 확장했다.

      유통업을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마트 사업 특성상 물류창고의 효율성이 중요한데, 서로 다른 설계를 바탕으로 세워진 중국 롯데마트에선 이같은 통일성이 떨어져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통매각과 더불어 분할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그간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 역시 크지 않다. 롯데그룹을 담당하는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매각 성사 여부가 최근 떨어진 신용등급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롯데쇼핑은 탈중국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점포수를 각각 82개와 87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6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와 EBIT(이자 및 세전이익)은 2015년 이후 매년 소폭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아직 중국 사업에 따른 손실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회사 측은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소비력이 있는 20~40대가 전체 인구에 절반을 넘어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