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 면세점 존재감 커지는데"...관세청 결정 지연에 속타는 롯데
입력 2018.03.27 07:00|수정 2018.03.28 18:56
    신동빈 회장 구속 한달여 지나…월드타워점 특허권 조사 '진행 중'
    관세청 "로펌 자문 받아 취합 중...빠른 시일 내 결정하겠다"
    인천공항T1 철수 겹쳐 롯데免 M/S 방어 사실상 불가능
    •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철수를 선언하면서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의 존재감은 더 커지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과 결부돼 특허권 박탈 가능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관세청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롯데 면세점의 시장 점유율 방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세청의 조사가 한 달을 넘어섰다. 관세청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13일 구속된 직후 조사에 들어갔다. 구속 과정에서 신규 면세점 부정 청탁 혐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관세청도 복수의 로펌을 선임해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전례없는 사안이라 처음으로 로펌을 선임했고, 의견을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로펌들이 제시한 의견을 검토한 후 특허권 박탈 여부를 최대한 서둘러 발표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관세청이 판단에 따른 책임을 최대한 미루려는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신 회장 측이 이번 판결을 두고 항소할 예정이어서 관세청도 특허권 박탈 여부를 확정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대한 이후에 신규 면세점 특허권이 발급돼 발급 근거가 자체가 무효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경우 함께 특허권을 받은 경쟁사까지 파급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담당 연구원은 "아직 최종심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면세점 사업권 검토를 취소할 경우 이에 따른 여파는 타사에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 면세점 사업의 외형도 작아져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점유율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부분 철수로 인해 약 1조1000억원이었던 롯데 인천공항의 면세점 매출 규모는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공동점은 면세사업부 매출의 절반인 3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세번째였던 월드타워점는 소공동점에 뒤를 잇게 된다. 월드타워점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의 10%인 5000억~6000억원을 책임지고 있다.

      월드타워 면세점은 롯데그룹이 롯데월드와 함께 강남권 관광 상품 코스로 밀고 있는 사업장이어서 향후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타워점 특허권이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에선 인천공항점 철수와 맞물려 전체 면세사업부 매출의 20%가량이 축소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경쟁사들은 빠르게 쫓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신라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30%, 신세계는 12%를 기록했다. 호텔롯데 매년 큰 폭으로 점유율 감소하고 있다. 2013년 52%였던 점유율은 2016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42%로 내려앉았다.

      철수한 인천공항점의 빈 자리를 경쟁사가 차지할 경우 1,2위간 점유율 차이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항소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최종심 전 특허권을 박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관세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