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스토리 잃은 호텔롯데, IPO 위한 돌파구 해외서 찾을까
입력 2018.04.24 07:00|수정 2018.04.25 10:19
    마카오공항免 입찰 참여 이어 대만 공항 입찰 참여도 검토
    베트남 시내면세점 진출 준비 및 해외 면세점 인수도 검토 중
    국내면세점 의존도 높아..."상장 전 해외 성장스토리 만들어야"
    • 국내 면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잃은 호텔롯데가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공항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 입찰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호텔롯데는 국내 면세시장은 이미 포화한데다 국내로 유입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전 적정 기업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읽힌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영업권 취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지난 2월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입찰 대상은 킹파워 홍콩(King Power Hong Kong)이 운영하던 340평(1130㎡) 규모 부지로 마카오공항 면세점 절반에 해당된다.

      마카오국제공항은 동남아 시장 확대와 중국인 관광객 확보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면세점도 탐내는 자리다.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내면 5년간 운영이 가능하다.

      마카오공항 면세점 부지 중 절반은 2014년 입찰권을 따낸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영업 초반 적자를 내던 신라면세점은 최근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778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냈다.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신라면세점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올 하반기 열리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타오위안공항 입찰 설명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설명회에서 한국과 홍콩의 사업자 대표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타오위안공항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종합 순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정상급 국제공항이다. 타오위안공항은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중국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과 한국, 동남아시아 관광객 증가에 힘 입어 연간 사용 승객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베트남은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다. 사드 배치 여파로 대안을 모색하면서 롯데 유통 계열사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현지 공항 두 곳에서 영업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월 베트남 다낭국제공항 신터미널에 면세점을 오픈했다. 오는 5~6월 중 베트남 나트랑공항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더불어 베트남 주요 도시 내 시내면세점을 세우기 위한 부지 확보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 시장 진출뿐 아니라 M&A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호주의 면세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 국내 면세시장에서 확장이 어려워진만큼 해외 진출을 적극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재입찰할 예정이지만 중도 계약 해지 사례가 있을 경우 감점될 가능성이 커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 연말에는 3곳의 시내면세점 추가 오픈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상장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제는 체질 개선이다. 상장 시 적정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성장성을 보이고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해외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해왔지만 성장세는 더디다. 롯데면세점은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 면세사업부 누적 매출액은 1000억원이다. 국내 면세사업부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국내 매출 기여도는 꾸준히 98%를 유지하고 있다.

      일찍이 해외에 집중한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지난해 5000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진출한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는 올해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사드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데다,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해 국내 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워 보인다"며 "시장을 세분화 해 돌파구를 찾아야 상장 시 투자자를 설득하기 용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