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매수자문 막히는 회계법인, '큰 손' 삼성·SK 자문은 누가?
입력 2018.05.08 07:00|수정 2018.05.09 09:26
    5월 감사법인 매수자문 금지 회계사법 시행
    1위 삼일 타격 예상…다른 회계법인 반사이익 기대
    • 회계법인들이이 감사 대상기업의 M&A 매수 자문을 금지하는 공인회계사법 시행을 앞두고 주판알을 튕기기에 한창이다. 그간  M&A 업계 큰손인 대기업들의 감사법인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거꾸로 감사부문이 크지 않은 곳은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 공인회계사법 일부 개정으로 회계법인의 직무제한 범위에 M&A 매각 자문뿐 아니라 매수 자문이 포함됐다. 즉 과거에는 특정 대기업의 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의 경우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해당 기업의 자산ㆍ계열사 매각자문만 금지됐으나, 이제는 해당 기업이 다른 회사를 사들이려 할때 인수자문도 못하게 된다.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공포됐고 이번 5월부터 시행된다.

      일단 주요 지주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들은 해당 그룹과 관련된 자문 업무에 손을 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A 큰손들을 맡은 곳들이 불만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삼일, 삼정이 해당된다.

    • 삼일은 삼성전자, CJ,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KB금융지주 등 금융사의 감사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 모두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M&A 시장에 나섰거나 주역인 회사들이다.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잠잠한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석방 이후 M&A 기회를 엿보고 있다. CJ그룹은 CJ헬스케어 매각을 비롯해 사실상 전방위로 M&A에 나서고 있는 키 플레이어다. LG는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인수하며 1조4000억원 규모의 그룹사 사상 최대의 M&A 거래를 단행,M&A에 소극적인 모습에서 탈피하는 모양새다. 또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롯데지주는 회사가 횡령 혐의로 지난해 한율에 지정감사를 받았다. 올해는 다시 삼일이 감사를 맡아 자문 업무가 위축될 전망이다.

      이전 같았으면 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삼일이 관련 거래에 어떠한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법적으로 모든 자문업무가 금지된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M&A 자문과 실사 업무를 분리해서 선택하고 있다”며 “이전 같았으면 삼일을 썼겠지만 삼성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자문 업무는 삼일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정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ADT캡스를 비롯해 대형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SK그룹의 감사를 맡고 있어 SK딜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다른 회계법인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이어 LG전자 ZKW 인수 거래 실사를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다. 한영의 수혜도 예상되고 있으나, M&A 시장에서의 지명도나 신뢰는 아직까지 안진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현재 회계법인들이 처한 상황이 저마다 다르다보니 실제 결과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회계법인 내부에서도 수익차원으로만 따지면 특정 대기업의 감사를 맡느냐, 자문을 맡느냐를 놓고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터라 내부 알력다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