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국GM 우선주 투자 7.5억불 7년뒤 상환 가능
입력 2018.05.25 07:00|수정 2018.05.24 18:05
    지분율 유지ㆍ원리금 회수 보장
    배당도 보장해..누적적ㆍ참가적
    •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된 한국GM 회생방안 마련이 18일 GM본사와 산업은행의 기본계약 체결로 일단락됐다.

      GM본사는 '뉴머니' 투입 규모를 36억 달러로 확정했다. 당초 23억 달러 규모가 거론됐으나 이보다 13억 달러를 더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7억5000만 달러로 투입하면서 ▲지분율 유지 ▲원리금 상환 ▲우선 배당권을 확보했다.

    • 일단 GM본사는 한국GM에 대한 기존 부채 28억 달러(한화 약 3조원)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한다. 이른바 '올드 머니' 부분.

      이 출자전환은 곧바로 부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한국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GM본사가 주주배정으로 먼저 한국GM에 증자해 이 돈으로 부채를 갚는, 표면상으로는 증자 형태다. 이때 GM본사에 배정되는 주식은 '의결권 없는 우선주'여서 83:17인 GM본사ㆍ산은 지분율은 유지된다. 15% 이상 확보해야 갖게되는 산은의 '거부권'(Veto)이 유지된다.

      부채가 줄면서 한국GM의 매년 1500억원에 달했던 이자부담도 사라진다.

      이후 GM본사는 8억 달러 브릿지론을 한국GM에 제공, 이를 곧바로 우선주로 전환한다. 마찬가지로 산은도 7억5000만 달러의 우선주를 한국GM에 투자한다. 절반 가량은 6월께 투입되고 나머지가 연내 집행될 예정이다.

      GM본사와 산은이 '뉴머니'로 출자하는 주식은 정확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다. 우선주 상태에서는 의결권이 없어 양측 지분율이 현행대로 유지된다.

      투자 후 만6년, 즉 7년째인 2024년부터는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때 GM본사가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율을 늘릴 경우, 산은도 마찬가지로 전환해 비토권을 지킬 수 있게 구조를 짰다.

      동시에 7년 뒤 한국GM의 상황을 판단해서 전환 대신 투자원금ㆍ이자로 아예 상환을 받을 수도 있다.

      배당 순위도 앞선다.

      해당 우선주는 GM본사가 출자전환으로 받는 우선주보다 먼저 배당을 받는다. 또 회사 이익이 적어 그 해에 약속된 배당을 못받을 경우, 이듬해에 밀린 배당까지 합쳐서 받는다.(누적적) 또 보통주 배당이 진행될 때도 같이 참가해서 함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참가적)

      산은이 출자하는 우선주 출자금은 한국GM의 '시설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제한했다.

      이렇게 투입한 1차 뉴머니가 소진되면 이후부터는 GM본사가 한국GM '시설투자비'와 '운영자금'을 전부 책임지도록 했다. 총28억 달러로 설정된 '대출'이 이 부분이다.

      향후 10년간 한국GM이 자금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 통장'처럼 GM본사가 자금을 빌려줘야 한다. 이때 금리조건은 완화, 현재 GM본사가 적용하는 4~5%대의 금리를 낮춰 '일 콜금리+200bp'로 조정했다. 약 3%대 중반 금리다.

      구조만 놓고보면 이번 우선주 출자를 '가성비 높은 투자'로 투자업계는 평가한다.

      원리금 회수를 보장받았고, 필요하면 보통주로 바꿔 비토권을 지키면서, 그 사이 우선배당으로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여서다. STX그룹ㆍ대우조선해양 등에 수조원이 투입된 사례와 비교하면 80000억원의 자금만으로 회사 정상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