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명운쥔 김앤장…'마지막 기회' 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18.07.03 07:00|수정 2018.07.04 09:20
    총수사건 수임 이후 롯데그룹 자문 사실상 독점
    자문료만 수백억원 거론…결과 두고 후폭풍 우려도
    • 김앤장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가 이번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실형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앤장이 총수 형사 사건을 기반으로 그룹 일감을 사실상 독점해온 만큼,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국정농단 재판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이 오는 8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김앤장이 2심에서도 신 회장의 변호를 맡는다. 롯데그룹은 1심에서 신 회장의 구속을 막지 못했음에도 김앤장을 재신임했고, 김앤장 소속 변호인단을 대폭 강화하며 힘을 더 실어줬다.

      롯데그룹은 검찰이 비자금 관련 전방위 수사에 나섰던 2016년까지만 해도 김앤장 외에 태평양·광장·세종·율촌 등 모든 로펌이 두루 선임됐지만 갈수록 김앤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앤장이 신동빈 회장을 도와 신동주 부회장과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이 계기가 됐다. 김앤장은 이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 법무법인 율촌에 이어 합류했다. 지주사 전환 업무까지 독점하며 롯데그룹과 관계를 돈독히 했다.

      지난해 7월엔 롯데그룹 관련 재판에 관여해온 이태섭 김앤장 변호사가 그룹 내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준법경영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로펌 사이에선 “이 부사장이 파수꾼 역할을 맡은 후 김앤장이 롯데 자문을 독점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하소연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과 비교해도 롯데의 김앤장 선호는 두드러진다.

      삼성그룹은 '총수 사건은 김앤장'이라는 관례 대신 각 분야에 정통한 복수의 로펌에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를 맡겼다. 법무법인 태평양을 주축으로 지배구조에 특화한 부티크 로펌 기현,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인 김종훈 변호사 등이 조력자로 나섰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김앤장 독점 수임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총수 형사사건을 맡고 있다보니 이견을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률자문 업계에선 김앤장이 신동빈 회장의 형사 사건 변호를 총괄해온 지난 2016년 이후부터 1심 직전까지만 해도 자문료로만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벌었다고 보고 있다. 그룹 총수의 형사사건의 경우 변호 인력의 투입 시간 대비 비용으로 계산되는 데다, 중견 파트너급 인력의 시급은 80만원에 육박한다.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수임료 한도(캡)도 총수 사건에선 예외라는 후문이다. 경쟁사에선 총수 개인이 내야 할 자문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계열사들의 일감이 김앤장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앤장이 지금까지 총수 특혜를 누렸지만 재심 결과에 따라 앞으로 입지는 갈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심에서도 신 회장의 구속을 막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수혜는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앤장 변호사들을 추가로 고용한 것을 제외하면 외부 로펌 중에선 ‘내곡동 특검’으로 이름을 알린 이광범 변호사의 L.K.B&파트너스가 참여한 것이 전부다. 사건을 독점하려는 경향이 강한 김앤장이 얼마나 정보를 공유할 지 미지수다. 1심 때도 다른 로펌들과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2심에 부티크 로펌이 합류했지만 앞으로도 김앤장이 변호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2심마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내부 임원진은 물론 김앤장에도 후폭풍이 클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