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영구채 발행 미룬 새 '변동성·오너 리스크' 걸림돌 늘어
입력 2018.07.10 07:00|수정 2018.07.11 10:47
    지난 달 영구채 수요예측서 투자자 확보 실패
    이달 수요예측 재도전하지만 발행 환경 악화
    환율 및 금리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기내식 사태로 인한 평판 악화로 오너리스크 환기
    •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여정이 순탄치 않다.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아 한 달가량 발행 일정을 연기한 사이 해외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했다. 또 기내식 사태로 오너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자본 조달이 시급한 상황에서 투자자 모집에 부정적인 변수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순까지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내년 운용리스 회계처리(K-IFRS) 변경에 따라 부채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달 회사는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요청 물량이 2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일정을 한 달가량 연기했다.

      이달까지 영구채 발행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대내외 환경은 한달 새 더 나빠졌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채권 금리가 상승했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 더불어 국제 유가까지 크게 뛰면서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기내식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를 활용해 부당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오너 리스크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잇따른 변수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지난 달 수요예측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9.5%라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현 상황에서 발행을 강행한다면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회사에 불리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발행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해외 채권 발행을 위해선 기획재정부와 사전에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당장 이달 정상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허가할 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 측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 여부에 대해선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며 "기재부와 논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