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産銀이 내준 마지막 숙제 풀 수 있을까
입력 2018.07.27 07:00|수정 2018.07.29 17:45
    이달 1500억원 회사채 상환...차입금 조정 중
    유상증자·영구채 등 남은 자구안 이행 가능성 낮아
    거래소 심사 중인 자회사 아시아나IDT 통과 여부 '관심'
    •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인 아시아나항공이 주채권은행단과의 약정을 무사히 이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내식 사태를 시작으로 기체 결함, 매각설까지 논란이 확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자구안을 통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최소 5000억원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비중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일 만기가 돌아온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2015년 발행한 이 회사채는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갚아야 할 회사채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 상반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CJ대한통운 주식과 광화문 사옥 매각, 주식 담보 대출 등으로 9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상반기 자구안을 통해 상당 부분 자금을 확보해 현재까지 채권단과의 약정을 이행하는 데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99%로 지난해 말(588%)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다. 약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말까지 4개월 간 추가로 모집해야 하는 자금은 최소 5000억원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유상증자과 영구채 발행,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이 채권단과 협의한 마지막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내식 사태와 연이은 항공기 결함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데다 주가도 부진해 정상적인 조달 창구를 활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회사는 3분기 중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액면가(5000원) 이하인 4000원 초반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액면가 미만 유상증자는 주주총회를 거치면 진행할 수는 있지만, 오너 리스크로 피해를 본 기존 주주들이 경영진의 의견을 선뜻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수요예측 미달로 발행을 연기한 영구채도 재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2000억~3000억원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실패해 한 달 뒤로 일정을 미뤘다.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 강화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해외 대신 국내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다. 최근 대한항공과 현대해상은 발행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되자 국내 시장으로 우회했다. 더불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시각이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해외로 눈을 돌렸던 만큼 국내에서 영구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회사 IPO도 진행 중이지만 오너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IDT는 지난 5월에 거래소에 상장예심을 청구한 상태다.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투명성에 흠집이 생긴만큼 심사 통과여부는 불투명해졌다. 통과된다 하더라도 아시아나IDT 구주매출로 아시아나항공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많아야 1000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은 올해 연말까지 유효하다"며 "아직은 시간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세일앤리스백 계약으로 최근 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ABS 발행으로 3000억원 조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영구채 발행은 지속적으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