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유력 인수후보로 부상한 제주항공
입력 2018.08.03 07:00|수정 2018.08.02 17:51
    국내 LCC 성장 주도…노선·기재 확대 가장 활발
    유가·환율 등 외부 변수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이익 규모 빠르게 성장...자체 유보금 ↑
    인수 여력 충분…"항공 시장 재편도 가능"
    • 저비용 항공사(LCC) 제주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 상태를 바탕으로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고, 글로벌 LCC 항공사 수준의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국내 항공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대형항공사(FSC) 중심이었던 국내 항공시장에서 LCC 성장을 주도했다. 기존 FSC가 충족시키지 못한 단거리 여행 수요를 끌어모았고, 이를 기반으로 외형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2017년 탑승률은 89%로, 집객 수준은 대한항공(82%)과 아시아나항공(79%)을 뛰어넘었다. 라이언에어와 이지젯 등 유럽계 대형 LCC사에 준하는 수치다. 제주항공은 집객력을 바탕으로 항공기와 노선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올해 취항하는 신규 노선 수는 8개로 LCC사 중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LCC 2위인 진에어는 올해 신규 노선 하나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제주항공은 올해 국적 항공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8대를 도입한다. 이중 3대는 운용 리스 대신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내년 IFRS16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대비다.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라 항공기 관련 리스는 모두 부채로 잡힌다.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150%에서 263%으로 높아질 예정이지만, 600%를 넘어가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선 양호한 편이다. 제주항공은 현재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는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다.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2분기 실적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선 제주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사보다는 충격을 덜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좌석 밀도가 높고, 탑승률이 높아 승객당 부과되는 할증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단거리 해외 여행 수요도 꾸준한데다 부과되는 유류할증비가 높지 않아 승객들의 저항감이 적다는 분석이다.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회사의 이익률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CC중에선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500억원이었던 제주항공의 연간 순이익은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019~2020년 실적 전망도 밝다. 상장 항공사로는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배당금과 금융비용 등을 감안해도 내부 유보금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3500억원 수준으로 2년 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우수한 재무 건전성이 뒷받침 되다 보니 항공사 M&A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애경그룹이 최근 항공사 인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만큼 M&A 시장에서 제주항공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인수 의지가 강한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자금 조달 여력은 충분해 제주항공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