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 나선 포스코, 5년만에 'AAA' 등급 탈환 가능성은
입력 2019.05.09 07:00|수정 2019.05.10 09:45
    포스코그룹, 실적 및 재무구조 회복세
    신평 3사 제시한 상향조정 트리거 충족
    "회장 교체마다 기조 달라지는 등 정성적 요소도 고려"
    •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이 조정된 지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올해 안에 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는 7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으나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본업인 철강산업에 대한 전망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전지 등 사업 다각화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가 5년만에 AAA 신용등급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1분기 포스코는 매출 16조142억원, 영업이익 1조20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14% 줄어든 수치다. 철강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브라질 광산 악재 등으로 인해 원가는 오르면서 수익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데 주목한다. 등급 하향 조정 전보다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그룹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든 계열사의 실적과 재무지표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에너지도 작년 말 연료전지 재고평가손이 반영되면서 적자에 머물렀기는 했지만 판매가격 상승 덕택으로 예년의 수익성을 회복하기도 했다. 등급전망이 조정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달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A)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포스코건설의 재무 부담이 줄었고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전망이 중단기 전망이기 때문에 1년에서 1년 반 사이 보통 등급을 조정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올해 정기평가 때 포스코 신용등급의 상향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용평가사들은 6월 말까지는 결론 내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신용등급이 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포스코는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평 3사가 제시한 상향 조정 트리거를 전반적으로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차입금과 부채를 등급 하향 조정된 이전보다 크게 줄였다. 일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표도 있지만 한신평이 제시한 조건, 순차입금/EBITDA은 충족했다. 한기평이 제시한 순차입금/EBITDA 조건은 충족했고 차입금의존도는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다. 1분기 실적은 트리거에 다소 못 미쳤지만 신평사들은 이 정도 때문에 올라갈 신용등급이 못 올라갈 일은 없다고 설명한다. 전반적인 추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AAA이라는 최상위 등급의 상징성 고려해 신중하게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구조도 개선됐고 실적도 나쁘진 않지만 우려되는 점은 조금씩 투자가 늘면서 재무부담도 다시금 확대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더 이상 철강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스코는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등급 조정에는 정치적인 이슈 등 정성적인 부분도 고려된다고 전해진다. 신평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차입금 상환기조가 상당히 오래 유지됐는데 포스코 회장이 바뀌면 회사 성향 자체가 바뀌는 사례가 왕왕 있다”며 “단순히 재무가 좋아져서 등급을 올린다고 하기에는 나중에 상황이 다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나 대외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