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구조 장기화 나선 롯데지주, '빅이슈어' 자리매김 주목
입력 2019.06.25 07:00|수정 2019.06.26 09:33
    지주사 전환 후 첫 공모채 발행 추진
    차입 만기구조 장기화 목적
    신규 발행 여력 커 IB들도 꾸준히 관심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위해 실탄 확보 중요
    연간 조 단위 '빅이슈어' 가능성도
    • 롯데지주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섰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롯데지주가 ‘빅이슈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인 SK와 LG처럼 롯데지주도 향후 회사채 중심의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지주는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을 추진한다. 규모는 3000억원 정도로, 호텔롯데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이 발행 실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는 그간 기업어음(CP)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각각 400억원과 5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IB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회사채를 발행해 차입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것에 일단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단기차입에 대한 의존이 컸던 만큼 차입금 만기를 늘려 자금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P 금리보다 회사채 금리가 연간 100bp 가량 낮은 데다 은행차입 보다도 발행 조건이 더 좋다 보니, 롯데지주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최근 회사채 발행을 선호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계열회사 지분 매입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2조350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2조400억여원의 현금을 지분 인수를 위해 일시에 유출하면서 재무부담이 다소 확대된 상태다. 이런 영향으로 롯데지주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3조446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달 CP 순상환 규모만 13조5000억여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롯데지주 입장에선 우량한 신용등급(AA/안정적)을 기반으로 조달금리를 낮추는 게 이자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이번 발행을 시작으로 향후 공모시장 내 ‘빅이슈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를 위해서라도 이번 수요예측에 따라 추가적인 회사채 조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롯데지주가 매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기대감도 크다. 지주회사 전환 초기에 장기 신용등급이 없어 공모채 발행을 못했지만 앞으로는 조 단위의 회사채 신규 발행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 등의 지주사들도 연간 조 단위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지주 역시 향후 조 단위로 회사채 발행 잔액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롯데지주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 증권사 영업역(RM)들도 회사채 발행뿐만 아니라 자문 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롯데 측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