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능력 차별성 안보인다"…'미래 기대감' 낮아진 현대백화점
입력 2019.08.29 07:00|수정 2019.08.30 09:24
    신세계百 '선방'·현대百 '부진' 평가
    재무안정에도 영업역량엔 '의구심'
    • 업계 내 존재감 하락으로 인해 현대백화점을 향한 시장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부진이 거듭되는 것도 영향을 미치지만, 보수적인 재무전략으로 시장의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오프라인 유통업 환경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신용도 방어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붙잡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업계는 올 들어 현대백화점의 주가 낙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한다. 올 3월만 해도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10만6000원을 기록했으나, 5월에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게 떨어진 뒤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엔 장중 6만7100원까지 떨어졌다. 다음날 회사 측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대내외 변수에 따른 증시 영향도 일부 반영됐지만, 낮은 해외명품 매출 비중에 따른 시장점유율(M/S)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대비된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모두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신세계백화점은 ‘선방했다’고 보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아쉽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결국 영업능력에 대한 기대감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본점 등 기존의 대형점포 중심으로 외형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기존점 신장률이 신세계백화점은 5.7%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2%대에 머물고 있다.

      백화점의 수익을 견인하는 부문은 해외명품이다. 해외명품 판매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백화점 본업의 성패가 좌우되고, 같은 이유로 영향력 있는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명품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면서, 실제로 올 2분기 해외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9% 급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점포는 수년간 5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해외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정도 성장하는데 그쳤다. 영업력의 차이가 주가 하락세와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SSG닷컴 합병과 인천점 철수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면세점 적자를 차치하더라도 백화점의 실적 회복 속도가 예상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며 “과거엔 현대백화점의 ‘안정적’인 모습이 투자 매력이 됐지만, 지금은 영업적 측면에서 도태되고 있다고 분위기”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의 가장 큰 의구심은 현대백화점의 감익과 면세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라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의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감안하면 경쟁사처럼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대전과 남양주, 여의도에 신규 출점을 준비 중이다. 내년부터 실적 개선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점포를 배출할 능력이나 방향성을 보일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국내 자본시장의 도움을 받기보단 보수적인 재무전략으로 자체 신용도나 부채상환능력을 잘 관리를 잘 해오고 있는 기업”이라며 “그만큼 안정성은 경쟁사 대비 우위일 수 있지만, 사업 영위 측면에선 영업 능력의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