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장비 인력 입국 제한 여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촉각’
입력 2020.02.28 07:00|수정 2020.03.02 09:58
    코로나19 확산에 반도체 '공급' 측면 우려 확산
    설비 내 인력 등 감염문제 외 장비반입 문제도 거론
    핵심장비 설치, 글로벌 본사 인력 파견 없인 불가능
    韓·中 입국 금지 등 여파에 촉각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속도가 빨라지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참가자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1·2위 업체가 국내에 기반한 상황에서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에 노출됐다는 평가다.

      특히 설비(Fab) 내 인력들의 바이러스 전파 여부 등 직접적인 공급 차원 이슈 외에도 파생될 여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비 반입 지연으로 인한 계획된 증설 작업에 미칠 영향도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장비·소재 핵심 인력들의 국내 및 중국 현지 투입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확산 중인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반도체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외부 미팅을 일부 제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널리스트 및 국내 업계 관계자, 고객사들도 일부 사전 회의가 취소됐거나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만 대면접촉이 필요 없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기관과의 기업설명회(NDR), 컨퍼런스 콜 등은 수시로 재개된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첫 질문은 무엇보다 "체감하는 한국 상황이 어떤지, 공장 가동 문제 없는지, 업체별로 비상 계획은 충분한 수준인지“로 압축된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수급에 미칠 영향 외에도 당장 현업에선 계획된 투자 및 증설 계획의 수정 여부도 고민거리로 거론된다. 특히 글로벌 필수 장비·소재사 인력들의 중국·한국 입국 주저 문제도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필수 소재 및 장비, 특히 투자비가 조단위에 이르는 일부 장비의 경우, 구입뿐 아니라 이송·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글로벌 장비업체의 몫으로 분류된다. 일종의 현물 거래에 못지않게 정상적인 운용을 위한 서비스 제공, 추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둔 보험 문제 등도 글로벌 장비사들만의 노하우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백억원대의 비교적 저가 범용 장비의 경우 글로벌 장비·소재사의 국내법인 현지 인력들이 관여하고 있지만, 일부 금액이 조단위에 이르거나 필수 장비의 경우 본사 현지 인력이 직접 현지로 파견돼 감독하고 책임을 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네덜란드 ASML 등 글로벌 대표 장비 업체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어플라이즈머티리얼과 램리서치는 차세대 10나노(1z)급 메모리 양산을 위한 식각(엣칭) 분야에서 대체할 수 없는 기술력을 보유한 곳으로 꼽힌다. 미래 먹거리로 꼽은 비메모리 분야에선 ASML의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기 설비 반입이 변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이거 짓는 돈이 인천공항 3개를 짓는 비용”이라 소개한 바로 그 장비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분야에선 10나노급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각각 증설 작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당장 삼성전자가 약 9조원을 들여 증설을 계획 중인 중국 시안 2공장 낸드플래시 투자도 미국 정부의 자국민 중국 입국 제한 조치로 즉각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3라인 CMOS 셋업, 거론돼온 PCB(인쇄회로기판) 소재 조달 등은 국내에서 다른 공급사를 찾거나 현지 인력을 활용하면서 대응할 수 있지만, 10나노급 반도체 생산, EUV 장비 반입 및 가동 등은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