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니콜라 지분 절반 매각한다...한화종합화학 IPO에도 영향줄 듯
입력 2021.03.18 18:23|수정 2021.03.18 18:23
    •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트럭 제조사 니콜라 보유 지분 중 절반을 매각한다. 한화 측은 협력관계는 유지하고, 매각 자금을 수소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벌어진 이후 손을 떼려는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한화종합화학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니콜라는 현지시간 17일 한화그룹이 보유한 자사 지분 1105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매각액은 총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 미국법인을 통해 니콜라 지분 6.13%를 취득했다. 지분은 6월 이후 분할 매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니콜라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며, 나머지 절반의 지분은 보유할 계획"이라며 "매각 대금은 수소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니콜라 역시 "한화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남아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지난해 '포스트 테슬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2년 전 지분을 취득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은 한화그룹의 선견지명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의 한 리서치 전문기관이 공매도 레포트를 내며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가 이사회를 사임하기도 했다.

      한화의 지분 매각 결정은 사기 의혹이 불거진 뒤 반 년만에 나온 결정이다. 공매도 레포트가 나온 이후 니콜라와 협력을 모색하던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독일 보쉬 등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니콜라와의 제휴를 해지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 역시 장기적으로 발을 빼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 지분 매각은 상장을 앞둔 한화종합화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종합화학은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 대신 수소 사업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밀고 있다. 니콜라에 대한 투자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니콜라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서 얼마나 성장성있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느냐가 상장 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지분 매각이 한화종합화학 상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한화종합화학이 위험성이 큰 니콜라 지분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상장 전에 처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한화 차원에서도 작년부터 니콜라 관련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라며 “수소사업 중 니콜라가 차지하는 부분이 작아서 한화종합화학 기업가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