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효과’ 에프앤에프 주가 급등...일반주주 공개매수 불참 우려
입력 2021.08.05 07:00
    에프앤에프 주가 3개월 사이 20%가량 올라
    주식 교환비율 변경으로 일반주주 참여율 저조 예상
    • 패션기업으로 유명한 에프앤에프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회사인 에프앤에프 주가가 급등했다. 공개매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패션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한 에프앤에프와 지주사인 에프앤에프홀딩스 주식의 교환비율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해당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일반 주주들이 저조해 에프앤에프 김창수 회장 등 주주들의 지주사 매수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종가 기준 에프앤에프 주가는 61만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3개월 전보다는 약 20%가량 상승했다. 약 44만원대에서 60만원대까지 몇 달 사이 주가가 수직 상승세를 보였다.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발표되자 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에프앤에프는 이사회를 통해 글로벌 골프용품 회사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약 4000억원이다. 중순위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성격)과 후순위 에쿼티(지분)로 구성됐다.

      당초 테일러메이드 인수 과정의 SI로 더네이처홀딩스가 낙점된 상황이었던 만큼 그야말로 ‘깜짝’ 소식이었다. 에프앤에프 주가는 7월19일 53만9000원에서 다음날 57만7000원, 59만4000원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났다. 

    • 에프앤에프는 올해 상반기부터 지주사 전환 작업을 벌여왔다. 에프앤에프 주가 급등으로 인해 공개매수 조건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공개매수를 선언할 당시를 기준으로 볼 때 에프앤에프 주가는 약 50%가까이 올랐다. 

      에프앤에프는 지주회사격인 에프앤에프홀딩스를 신설하고 패션사업부문인 에프앤에프를 인적 분할 방식으로 떼어냈다. 이후 에프앤에프홀딩스는 김창수 에프앤에프 회장 및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에프앤에프 주식 약 1조6000억원어치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별도의 자금을 유입하지 않고 에프앤에프홀딩스 주식을 대신 나눠주기로 했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다. 

      그러나 에프앤에프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인 52만6957원을 크게 웃돌면서 일반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에프앤에프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에프앤에프와 에프앤에프홀딩스의 주식 교환비율은 약 1대 13.64주다. 에프앤에프홀딩스의 주당 발행가격은 3만8366원으로 산정됐다. 

      만약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인 15일까지 에프앤에프 주가가 현재 시점과 동일하게 유지된다면 주식 교환비율은 약 1대 15.9주가 된다. 에프앤에프 주식의 가치가 낮아지는 셈이다. 애프엔애프 주주들로서는 해당 주식과 에프앤에프홀딩스 주식을 맞바꾸는 것이 증권신고서 발표 당시보다 손해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에프앤에프 주식을 보유한 오너 일가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에프앤에프는 최대주주인 김 회장 및 특수관계인 8명이 약 58.8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에프앤에프홀딩스는 현재 에프앤에프 지분을 약 0.52%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요건을 충족하려면 자회사(상장법인)의 지분을 20%이상 가져야 한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에프앤에프홀딩스는 에프앤에프 보유 지분율이 최소 20%를 웃돌 전망이다. 

      다만 공개매수 시점까지 아직 시일이 남은 만큼 일반주주의 참여율을 확정 짓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해당 시점의 주가를 토대로 김 회장 등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에프 관계자는 “아직 공개매수 기간이 끝나지 않아 일반주주의 참여율을 예측하긴 어렵다”라며 “주식 교환비율에 변화가 생겼다 하더라도 의외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