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 붙여 유재석 품은 카카오엔터, 상장 전 벌크업 집중
입력 2021.08.20 07:00
    카카오엔터, 안테나 지분 80% 약 100억에 인수
    당초 150억으로 논의, 거래 막판 투자단가 낮춰
    내년 상장 전 본격적으로 몸집 키우기 전략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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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최근 안테나 사단에 합류한 유재석은 자연스럽게 카카오 식구가 됐다. 당초 합의한 거래계약을 수정, 지분 잔량 인수에 나선 배경을 두고 업계에선 내년 상장을 목표하는 카카오엔터가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지분 전량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지난 5월 지분 19%를 선제 확보, 이달 초 구주 및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보유 지분율을 100%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카카오엔터는 당초 안테나의 소수 주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었으나 투자 이후 지분 잔량을 모두 인수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안테나는 외부 투자사가 별도로 없어 주식이 유희열 등 경영진 개인들의 보유량으로만 이뤄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엔터와 안테나는 지난 6월 이후로 앞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의 수정계약을 둔 논의를 이어왔다. 카카오는 이번 거래와 관련된 실사도 직접 챙길 정도로 안테나 인수에 확신을 갖고 협의에 나섰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지분 80%를 약 15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론 투자단가를 낮춰 약 100억원을 웃도는 수준에 인수하는 것으로 확정지었다. 

      기존 투자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신규투자를 단행했다 보니 업계 내에선 카카오엔터가 안테나에 모종의 어드밴티지를 제안했을 가능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카카오엔터가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요 거래 당사자들에게 스톡옵션 제공을 내걸었을 것이란 추측이 있다. 

      안테나는 국내 대표 싱어송라이터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음악 전문 레이블이다. 정재형, 토이, 루시드폴, 페퍼톤스, 정승환, 권진아, 샘 김, 적재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 최근 '국민 MC' 유재석 영입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유재석의 안테나행은 지난 5월 이전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고위급 간 만남과 협의가 올초부터 이어졌고 유재석의 영입은 카카오엔터의 지분 확대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관련업계에선 카카오엔터가 상장 전 최대한 몸집을 키우기 위해 동종업 사업자를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 상장 후 경쟁할 '대장주' 하이브(구 빅히트) 또한 상장 전 플레디스(엔터), 수퍼브(음악게임), 쏘스뮤직(레이블) 등 10개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던 바 있다. 

      카카오엔터는 당초 상장지를 국내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해외증시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해외보다는 국내 증시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유재석 효과'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국내 엔터 투자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엔터는 총 1000명의 카카오웹툰 이용자에게 1000장의 카카오엔터 주식교환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설립 이후 일관되게 '완전자회사화(化)'를 전략으로 매물을 탐색해 왔다. 상장 전 최대한 몸집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안테나가 최근 영입한 '업계 대어' 유재석은 카카오엔터의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가 돼 내년 상장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