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에...주담대 출시 '빨간불' 켜진 카카오뱅크
입력 2021.08.30 07:00
    금융당국,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세에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 발표
    연내 주담대 출시로 대출상품 다각화 노린 카뱅에 걸림돌
    중저신용 대출비중 확대도 문제…수익성∙자산건전성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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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기자)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으로 카카오뱅크의 수익성 다각화 계획에 빨간불이 커졌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연내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출시로 보완할 계획이었다. 이번 정책으로 시중은행들도 대출 문을 걸어잠그고 있어 정책의 여파가 카카오뱅크에도 미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다각도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8일 “금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강력하고 빠르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강력한 규제를 예고했다.

      강력한 대출규제 움직임은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출시 계획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100%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달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을 통한 100%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를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크게 신용대출, 전월세보증금, 마이너스통장 대출상품만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출규제 정책이 기존 대형은행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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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기자)

      실제로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연초대비 증가율은 13.8%로 시중 은행 중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도 23조1265억원으로 지난해 말(20조3132억원)보다 2조8133억원 증가했다. 이는 13.8% 증가한 것으로 금융업계 최고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적용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인 연 5~6%의 두배 수준인데다 신규 주담대를 전면 중단한 NH농협은행의 증가율 7.1%를 크게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주담대나 기업대출 등 이익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지난 7월 S&P는 “4대은행의 경우 대출, 예수금 규모 등에서 시장점유율(MS) 10% 이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카뱅은 각각 1% 수준에 머물러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 이익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2023년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0.2%로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대상의 보수적인 영업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중저신용자 대출확대는 장기적으로 대손비용이 늘어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이 펼쳐지면서 카뱅의 수익구조를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출시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겹친 강력한 대출규제 리스크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가 얼마 남지 않고 강력한 대출규제가 들어간 상황에서 주담대 출시는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 변경에 불과하다”며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순증분은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고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주담대 비중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금융당국의 감독대상으로 올라온만큼 법적 규제리스크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 신규 신용대출 시장 점유율이 5대 은행에 버금가는 17%라고 홍보했는데 그만큼 파워가 작지 않다는 뜻”이라며 “시중은행만큼 몸집이 커진만큼 금융당국의 견제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