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타깃은 카카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에도…이틀째 주가 급락세
입력 2021.09.09 16:10
    빅테크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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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기자)

      금융당국의 금융플랫폼 규제 이슈를 맞닥뜨린 카카오 주가가 이틀째 급락하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에도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1만원(7.22%) 내린 12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관과 외인은 각각 1013억원, 1716억원을 팔며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전날보다 1만500원(2.56%) 내린 39만90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기관은 834억원, 외국인은 588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10.06% 하락한 전날에 이어 이틀간 17% 폭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주가는 양일을 합쳐 11% 가까이 떨어졌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가 소비자에게 타사의 금융상품을 영업하는 행위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해당 업체들은 오는 24일까지 중개업 등록을 완료하거나 서비스를 대폭 수정 및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공매도 거래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카카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758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전날 기록한 104억원에 비해 17배 늘어난 규모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이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네이버의 공매도 거래도 대폭 늘었다. 8일 네이버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69억원으로 카카오,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공매도 거래량은 직전일인 1904주와 비교해 급증한 6만4588주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 카카오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의 조치를 비롯해 빅테크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최근 플랫폼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수익화를 꾀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 모빌리티는 택시 호출료를 5000원으로 올렸다가 비판 여론에 휩싸여 2000원으로 다시 내린 바 있다. 카카오는 현재 운영중인 카카오톡 채팅목록 최상단에 들어가는 배너광고를 동영상으로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에선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은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란 명칭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가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 규제가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로 확산될 우려가 확산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라며 "당분간은 비중 줄인 상태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융플랫폼 규제 이슈가 네이버나 카카오에 미칠 실질적인 사업상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증권, 보험 등 자회사가 중개업과 관련한 라이선스를 이미 보유한 상황이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매출의 95%가 간편결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번 급락세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매도세가 강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