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중 'S' 표적된 빅테크…흔들리는 펀더멘탈에 비즈니스모델 바꿀까
입력 2021.10.15 07:00
    골목상권 침해·직장내 괴롭힘 등 기업의 사회적 의무 대두
    시장에선 펀더멘탈 및 비즈니스 모델 미치는 영향 주시
    카카오, 사업확장 제동걸리고 네이버, 잠재적 불씨 여전
    쿠팡과 배달의민족은 적자기업인데 인건비 더커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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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기자)

      ESG 가치가 중요성을 더해가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S)'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각 이슈가 비즈니스 모델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단기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풀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주요 빅테크 기업의 수장이 증인으로 다수 채택됐다. 카카오, 쿠팡 등의 빅테크 기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 노동자 과로사 의혹 등의 중심에 선 탓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에게 과도한 수수료와 배달노동자 권익 보호 방안, 골목상권 침해 등에 집중 질의했다. 지난해 8월 배민의 배달기사가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6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선 네이버가 사내 직장내괴롭힘 신고 등에 미진하게 대처해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의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가 근로자 사망사건 관련해 직장내 괴롭힘 사고를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신고된 직장내괴롭힘 18건 중 단 1건에 대해서만 징계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비판과 함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규정 위반 및 남동생 위장 퇴직 의혹도 불거졌다. 김 의장은 케이큐프홀딩스가 카카오의 지주사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관에 기재된 사업 내용이 지주사로 제시돼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온라인 불공정 거래 및 노동자 처우 문제로 비판 받은 쿠팡은 강한승 대표, 박대주 신사업부문 대표가 정무위와 과방위로부터 증인으로 호출됐다.  

      시장에선 국감에서의 질타가 규제로 현실화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각 이슈가 기업의 사업 전략이나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일부 빅테크 기업은 정치권의 문제제기로 비즈니스 모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정치권의 문제제기로 사업 확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시장에선 더이상 카카오가 수수료 과금에 기반한 공격적으로 수익성을 꾀하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빠른 사업 확장에도 수익률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좀처럼 10%를 넘지 못했다. 지난 2분기 기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지만 네이버는 20.2%를 기록했고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은 31%로 집계됐다.

      카카오가 대리운전이나 미용실 업계에 부과하는 고율의 수수료는 수익성에 고삐를 죄는 것으로 풀이됐다. 카카오 플랫폼이 대리운전·미용실 등을 중개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는 최대 20~25%에 이르고 웹툰의 경우에는 그 두 배에 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수수료 갑질 논란 등이 확산하면서 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난 5일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지금보다 수수료를 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인수한 전화대리운전업체 2곳에 대한 인수 철회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실 예약 서비스도 연내 철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카카오의 미래가치에 대해서 낮춰가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인터넷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사업적으로 확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미래가치에 대해서 낮춰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직장내괴롭힘 사고를 당장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이슈로 보기는 어렵지만 잠재적 불씨가 남아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IT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올해 5월 있었던 직장내괴롭힘 사망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가 네이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7%가 최근 6개월동안 직장내 괴롭힘을 한 차례 이상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경영진 교체 이후 실제로 얼마나 노력이 이어질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인터넷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5월 있었던 직장내괴롭힘 사망사건은 사회적으로 반향이 컸기 때문에 한성숙 대표가 “다 바꾸겠다”고 말했다고 해서 끝날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지속적으로 팔로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 문제가 핵심인력의 이탈로 귀결된다면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가 노동부의 개선안을 수용할 방침을 밝히면서 주주가치 측면에서 파급력이 발생할만한 사건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만약 조직문화가 핵심 실무진의 이탈로 이어진다면 펀더멘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삼는 기업들은 배달 종사자 처우에 대한 문제제기가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택배노동자 관련한 이슈가 쿠팡의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분기 쿠팡은 처음으로 매출이 5조원을 넘어섰지만 약595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한 자릿수 수준인 경쟁사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쿠팡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로 쿠팡이 안전과 복지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