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버 품으려 9000억 빌린 CJ ENM…추가 투자수요에 재무안전성 우려
입력 2021.11.25 15:37
    美 콘텐츠사 엔데버 콘텐트 9351억원 인수…9000억 단기차입해 조달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나, 단기차입으로 재무여력은 축소 전망”
    SM엔터 인수∙CJ라이브시티 등 대규모 추가투자 가능성…물적분할 법인도 유의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인 엔데버 콘텐트(Endeavor Content)를 인수한 CJ ENM의 재무안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9000억원의 단기차입금과 향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및 CJ라이브시티 사업 자금 등 대규모 추가 투자가 예상돼 재무안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의 미국 엔데버 콘텐트 인수에 대해 단기 차입금 조달로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해졌지만 CJ ENM의 재무구조에는 큰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J ENM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엔덴버 콘텐트의 지분 80%를 7억7500만 달러(약 935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CJ ENM은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9000억원을 추가 차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021년 9월 말 1조3000억원에서 인수 이후 2조2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나신평은 증가 예정인 차입규모를 감안할 경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5.7%에서 92%로, 순차입금의존도는 8%에서 18.4%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9000억원이 모두 단기차입으로 이루어질 예정인 만큼, 차입금 상환을 위해 보유 중인 자산의 매각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나신평 송영진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금 증가 등으로 재무적 여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회사 사업기반의 안정성과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수준이고 M&A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번 M&A에 따른 재무위험 확대는 대응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5일 한신평 김현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도 “대규모 현금 지출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나 최근 CJ ENM의 상각전이익(EBITDA) 창출 규모를 고려하면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는 제한적” 이라고 말했다. 

    • 다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및 CJ라이브시티 사업 등 대규모 추가 투자가 예고된 점이 CJ ENM의 재무안정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J ENM은 지난 10월 25일 조회공시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CJ라이브시티가 추진 중인 1조8000억원 규모의 문화복합시설 개발 사업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나신평은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추가 투자소요가 현실화될 경우 재무안전성 저하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관련 사항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인수 이후 엔데버 콘텐트와의 시너지 효과, 재무부담 안정화 추이 등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은 추가 M&A 및 투자부담 확대 여부와 함께 인수 후 물적분할을 통한 신설법인에 대한 모니터링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발표날인 19일 CJ ENM은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한기평은 “분할로 이전되는 사업의 내용 및 재산 등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적분할에 대한 전략 부재는 CJ ENM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CJ ENM은 전 거래일 대비 6.90% 내린 1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해 모멘텀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최근 물적분할 가능성 등에 대한 공시를 종합해보면 분할 후 CJ ENM의 성장 전략은 부족하다”며 “최소한 이 모두를 아우르는 전자상거래 전략이라도 동반돼야 하는데 이 모든 전략을 다 분할하겠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