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리츠...투자자는 배당·임대구조 따져보고 ‘안정성’에 베팅
입력 2021.11.29 07:00
    미래에셋·신한서부티엔디 등 기관 반응 긍정적
    물류센터·초기 배당률 등 안정성에 방점 찍은 마케팅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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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일반 기업공개(IPO) 열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부동산 리츠 공모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물류센터, 대형 쇼핑몰, 호텔 등 기초 자산이 각양각색인 데다 그동안 공모리츠 투자에 대한 학습효과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투자 열기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공모리츠 상품을 고르는 기준은 ‘안정성’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꾸준하고 장기적인 임대료 및 높은 배당률 등 투자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요소에 일반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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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24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564.84대 1로 세자리 수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미래에셋글로벌리츠 경쟁률은 1019.58대 1로 리츠업계 최초로 1000대 1을 웃돌기도 했다. 이미 상장한 NH올원리츠 역시 628.17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8월 상장한 SK리츠(425대 1), SK계열사인 디앤디플랫폼리츠(245대 1)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하반기 리츠 공모의 특징으로 '안정성'이 꼽힌다. 그간 NH프라임리츠, 신한알파리츠 등 여러 공모리츠 상품이 나오며 투자자들도 리츠 구조에 익숙해졌다는 평가다. 기초 자산의 계약 구조나 배당률 등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이 중 가장 수요가 많이 몰린 리츠로 꼽힌다. 가장 큰 특징으로 해외 유수 기업의 물류센터라는 점과 장기 임대차 계약 구조를 들 수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페덱스그라운드가 임차한 물류센터와 템파 페덱스 물류센터, 아마존이 임차한 휴스턴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세 물건 모두 임대차 계약기간이 기본 15년으로, 연장 가능기간은 10년~30년으로 설정되어 있다. 페덱스그라운드 물류센터의 경우 최장 45년을 임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나 페덱스 등 일반인들한테 친숙한 글로벌 기업의 물류센터라는 점도 마케팅 포인트로 작용했다. 공모리츠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편입 자산의 ‘이름값’이 다소 중요하다. 투자업계에서 특정 부동산 물건이 좋다고 평가하더라도 대중들이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공모 흥행이 저조한 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SK리츠나 롯데리츠 등 대기업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장리츠의 인기가 높았던 점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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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인천 스퀘어몰과 용산 그랜드머큐어 호텔을 자산으로 둔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초기에 비교적 높은 배당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이 리츠는 상장 직후 13개월 동안 평균 배당률이 약 8%에 이른다. 통상 상장리츠 평균 배당률이 6~7%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 배당률이 다소 높은 편이다. 연말 배당 시즌 이전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일정을 잡은 덕분에 초기 배당률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주주였던 신한서부티엔디 모리츠의 배당 약 3.6%를 새로 편입된 일반 주주들의 몫으로도 나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편입 자산, 임대차 기간, 배당률은 물론, 리츠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써야 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리츠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이 되어 있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도 배당률이나 임대차 기간 등 핵심 요소들을 바탕으로 리츠 투자 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