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중심 인사 단행한 SK그룹… 조직개편 핵심은 '미래 사업'
입력 2021.12.02 17:12
    SK㈜ 장동현·SK이노 김준 사장, 부회장 승진
    SK하이닉스 곽노정·노종원 사장 승진…MZ세대 임원도
    '그린'·'세대교체'·'전문성' 부각된 정기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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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그룹이 40대 사장을 기용하는 등 ‘미래 사업’과 ‘성과 주의’에 초점을 맞춘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능력을 중시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격적인 인사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조직 개편에는 ‘녹색경영’, ‘투자 전문성 제고’ 등 각 계열사별 ‘핵심 키워드’가 반영됐다.

      2일 SK그룹은 이사회를 거쳐 2022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이번 인사로 부회장에 오르게 됐다.

      장동현 대표이사는 투자전문회사로 SK㈜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높여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SK㈜ 투자센터는 올해 프랑스 CMO 이포스케시,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EV 등 M&A 성과를 냈다.

      김준 총괄사장은 ‘녹색 경영’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기업 미래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다. 올해 LG그룹과의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도 했다. 김 총괄사장은 2017년부터 SK이노베이션 CEO를 맡고 있으며,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작년 추형욱 SK E&S 사장에 이어 올해는 SK하이닉스에서 40대 사장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포스트 이석희’로 불리는 곽노정 제조·기술담당, 노종원 미래전략담당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를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노종원 신임 사장은 1975년생으로, 사장 승진은 2016년 임원이 된 지 5년 만이다. 2003년 SK텔레콤 입사 후 2018년 SK하이닉스로 이동해 경영지원 파트에서 기획과 재무, 구매 등의 업무를 총괄했고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 굵직한 거래도 이끌었다. 앞으로는 최고경영자(CEO) 산하 신설된 사업총괄 조직을 맡아 글로벌 사업과 미래성장 전략과 실행을 주도하게 된다. 

      2019년 취임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 이석희 사장은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 실행을 위해 신설하는 미주사업 조직의 장도 맡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사장, 노종원 사장, 진교원 사장, 김동섭 사장의 5사장단 체제가 갖춰진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규남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김도연, 김연호, 손기복, 장원석 4인이 신규 선임됐다. 현재 7개 위원회 체제는 유지됐고, 현임 위원장도 유임됐다.

      SK그룹은 작년까지는 그룹 차원에서 인사를 일괄 발표했지만 올해는 각 계열사가 인사 소식을 알렸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파이낸셜스토리 이행을 위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주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이번 SK그룹의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은 각 계열사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키워드’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에 초점을 맞췄다. 각 사업 자회사는 카본 투 그린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파이낸셜 스토리를 수립한 전 경영진을 유임시켜 책임 경영을 하도록 했다. 현장 실행력을 확보하고자 신규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3명을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 전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치를 높이는 기능과 신규사업 개발 및 R&D 역량 확대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인 BMR(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BMR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는 40대 사장을 포함해 이번 정기 인사에서 '과감한 세대교체와 다양성'을 보여줬다는평이다. 이재서 전략기획 담당(1982년생)이 MZ세대 우수리더로 첫 MZ세대 임원으로 선임됐다. 여성 임원으로 신승아 미래기술연구원 AT(애널리시스 테크놀로지)담당이 신규 선임됐다.

      SK㈜는 ‘투자 전문성 제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7명의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바이오투자센터 김기일, 디지털투자센터 김대중, 세무담당 김봉균, 첨단소재투자센터 서영훈·안성재, SK리츠운용 투자운용본부장 백민주 등이다. 첨단소재 투자센터와 디지털 투자센터 안에는 ‘Tech(테크) 담당’과 ‘Global(글로벌) 담당’ 조직을 각각 신설했다.

      최근 SK㈜와 합병한 SK머티리얼즈 지주부문은 사내 CIC 형태의 ‘SK㈜ 머티리얼즈’로 두고 SK㈜ 첨단소재 투자센터와의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SK㈜ 머티리얼즈는 사업개발센터, BM혁신센터, 글로벌테크(Global Tech)센터 등 3개 센터 체제로 운영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장동현 대표이사나 김준 총괄사장 모두 CEO이다 보니 직함이 사장이든 부회장이든 역할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간의 공적을 그룹에서 인정해 부회장으로 예우한 것"이라며 "외국어에 능한 젊은 전략 라인 인사들의 승진이 많았던 만큼 내년부터는 SK그룹의 해외 투자가 대거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