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유희열 이어 사모펀드 카카오엔터에 군침…디즈니 가치 인정받고 ‘잭팟’ 터트릴까
입력 2021.12.07 07:00
    유희열, 카카오엔터 10조 밸류에이션에 투자
    최소 10조 가치 사모펀드들 받아들일지 미지수
    성장 스토리 풀어내서 상장에 성공한다면 엔터 산업 분기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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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방송인 유재석, 연예기획사 안테나 대표 유희열이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시장에 관심을 끌었다. 비단 이들뿐 아니라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카카오엔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변수는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인정해 줄 건가다. 이는 추후 IPO 과정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카카오엔터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앵커에쿼티가 카카오M에 투자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 상장을 앞두고 프리IPO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상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카카오엔터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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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달 25일 진행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유희열 등 35명을 대상으로 53만9957주, 총 1377억원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 중 유희열이 유상증자에 투자한 금액은 70억원 정도로, 카카오엔터 주식 2만7438주(지분율 0.07%)를 확보했다. 

      이를 역산해보면 이번 유증 투자자들이 인정한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유희열이 주식 2만7438주를 70억원에 샀으니 주당 가치는 25만5120원이고, 이게 카카오엔터 지분 0.7%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카카오엔터의 시가총액은 대략 10조원 정도로 추산이 가능하다. 엔터사로 치면 하이브의 시가총액이 13조원 수준이란 점에서 하이브 다음으로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10조원 가치로 평가받음에 따라 사모펀드들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측에서도 최소 10조원의 가치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10조원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이 가치를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인정해 줄지 미지수다”라며 “말만 무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후속 투자자들이 회사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심이 크다. 카카오엔터의 사업구조가 하이브, SM 등 다른 경쟁사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점도 기업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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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엔터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카카오M), 스토리엔터테인먼트(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뮤직엔터테인먼트(멜론) 이렇게 크게 3개의 사업으로 이뤄져있다.

      미디어 사업부는 안테나(유재석, 유희열), 숲엔터테인먼트(공유, 공효진 등) 소속사와 메가몬스터, 사나이픽쳐스 등 제작사, 공연기획 회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스토리사업부와 협업을 통해 2022년 신작을 대거 발표할 계획이다. 스토리 사업부는 카카오가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쏟은 부문으로 북미 기반의 웹소설 플랫폼인 레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뮤직엔터테인먼트는 멜론의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카카오엔터의 안정적인 캐쉬카오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엔터에는 콘텐츠 관련한 비즈니스가 총망라되어 있다. 이와 견줄만한 회사를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사업부별로 뜯어서 기업가치 평가를 한 바 있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를 7조6000억원(지분율 68.4%) 평가했는데, 이를 지분율 100% 기업가치로 보면 11조원 정도다. 해당 평가 과정에서도 멜론의 기업가치 평가 시 비교기업으로 텐센트뮤직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엔터 사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에서 디즈니, 텐센트뮤직 정도가 비교기업으로 꼽힌다. 변수는 과연 투자자들이 이들을 카카오엔터의 비교기업으로 인정해 줄 것이냐다.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 상장할 때에도 디즈니를 비교기업으로 삼아 투자자들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해당 가치를 인정받느냐는 비단 카카오엔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카카오엔터의 상장이 가지는 미디어 엔터 사업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엔터사는 영세한 수준이다. 그나마 하이브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저변이 넓어졌다.

      이런 참에 카카오엔터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 외국인 등 기관투자자들이 담을 수 있어 하이브, 카카오엔터로 대변되는 미디어 엔터가 하나의 큰 섹터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엔터주 전반의 재평가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엔터가 10조원 뛰어넘는 벨류를 어떠한 스토리로 만드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20조원도 무리한 숫자는 아니다”라며 “다만 NFT, 메타버스 등과 함께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