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ETF시장, "트렌드 테마형 인기 이어질 듯…퇴직연금ㆍ주식형도 성장 전망"
입력 2021.12.09 07:00
    105개 中 50개, 상장된 테마형 ETF 절반이 올해 상장
    테마형 추세는 지속…내년 ‘ESG, 빅테크, 배당형’ 테마 유망
    퇴직연금 자금 유입 증가…운용업계 "자산배분형으로 변동성 관리"
    액티브 운용사 참전하는 액티브 ETF, 내년 규제완화 기대로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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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021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ETF에 투자하면서 규모가 급성장했다. 자산운용사들도 발맞춰 개인투자자 입맛에 맞는 ‘테마형 ETF’ 상품을 연일 출시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테마형 ETF상품에 대한 피로감도 거론되지만, 내년에도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은행권 퇴직연금 ETF와 주식형 액티브 ETF의 성장세도 예고되고 있다.

      1년새 테마주 ETF 규모만 5배 늘어 

      8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집계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70조84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 70조원을 넘어섰고, 작년말(52조365억원)보다 36.14% 늘어난 수준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만 2조7679억원인데 이는 미국, 중국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주력군은 단연 테마형 ETF다.  현재 테마형 ETF의 순자산은 15조4152억인데, 이는 ETF 전체 순자산의 21.7%에 달한다. 또 한국거래소 집계로는 올 한해 출시된 ETF 상품 77개 가운데 65%인 50개가 모두 테마형 ETF였다. 

      이러다보니 작년말 3조779억원에 불과하던 테마형 ETF 상품 자산 규모는 최근 5배 가량(15조4152억원) 늘어나기도 했다. 

      테마형 상품은 점점 더 '유행'을 타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바이오 ▲여행∙레저 ▲2차전지 등 특정 산업군 추종형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ESG ▲메타버스 ▲게임 등 트랜드에 발맞춰 가고 있다. 

      이런 관심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TF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전기차나 메타버스 등 최근에 내놓은 상품들이 수익률이 좋아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며 “변동성이 크고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성향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ETF 시장에 계속 들어오는 만큼 내년에도 테마형 ETF 시장의 흥행은 이어질 것”으로 말했다. 

    • 글로벌 트렌드 따라가기ㆍ해외기업 종목 유입 등 예상

      다만 '반짝 유행'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ETF 담당증권사 연구원은 “테마형 ETF는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높고 해당 테마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다시 살아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글로벌 트랜드에 맞게 시장의 주목을 꾸준히 받을 것으로 보이는 테마는 ESG나 메타버스, 미디어, 리오프닝 산업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배당형ㆍ코스닥바이오 등의 테마 ETF 상품도 눈여겨봐야할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 ETF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내년에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당주 관련 상품들이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올해 부진한 주가를 보였던 코스닥 바이오 산업은 가격메리트가 높다고 본다”며 “내년 한국 헬스케어 기업의 영업이익이 미국과 일본 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올해 국내기업 유니버스 기반에서 내년에는 해외기업 유니버스 기반의 상품도 출시해 시장의 수요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ㆍ미래에셋자산운용ㆍ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22일에 내놓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ETF의 경우 IT 테마형 ETF와 편입종목이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신산업 테마의 경우 국내기업으로만 편입종목을 꾸리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기업을 위주로 국가의 상품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은행권 퇴직연금 ETF 개시로 관심 급증ㆍ주식형 액티브도 성장세 유지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퇴직연금 ETF가 은행 퇴직연금 계좌로 확산되면서 관련 부문도 내년에 주목 받을 전망이다. 운용사들은 이에 장기투자형ㆍ자산배분형 상품도 준비할 전망이다. 

      ETF 담당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금계좌에서 ETF 매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장기투자에 맞는 상품을 꾸리려고 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테마형 ETF를 선호하지만 핫한 테마에만 몰입되면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자산배분형 상품들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에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도 내년에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액티브 ETF 8종이 동시에 상장한 이후, 주식형 액티브 ETF 24개로 늘었다. 순자산 규모도 11월 말 4조2409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934억원)보다 2배 넘게 불어났다. 

      전통적인 액티브 주식운용사들도 ETF 시장에 참전할 전망이다. 앞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이 앞다퉈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트러스톤자산운과 신영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도 액티브 ETF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거래소도 액티브 ETF의 초과수익폭을 넓히기 위해 상관계수인 0.7 수준을 내리고 ETF 구성종목 포트폴리오인 PDF(Portfolio Deposit File) 공개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거래소 ETF 담당 관계자는 “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상회하는 기록을 보이고 있어 시장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운용의 제약이 있는 여러 문제들을 듣고 정부와 여러 안을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