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누린 2021년 M&A 시장…JP모건, 이베이·이타카·엔데버 휩쓸며 1위
입력 2021.12.20 07:00
    [2021년 집계][M&A 자문 순위]
    전체 M&A 규모 사상최대 100조원대로 성장
    유동성 힘입어 대형 크로스보더 거래 급증세
    3조 이베이코리아 관여 JP·모건스탠리 1~2위
    회계실사 삼일PwC, 법률자문은 김앤장 1위
    인수금융은 KB銀 2조 SK E&S 거래로 급부상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은 거래 수와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묶인 유동성이 올해 대거 쏟아졌고 시장 지형이 바뀌며 기업들의 변화 욕구도 커졌기 때문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올해 M&A 시장 거래 규모는 약 106조4827억원으로 지난해 57조4913억원 대비 85% 이상 늘었다. 대형 거래는 물론 중소형 거래도 증가하며 자문시장 전반이 호황을 누렸다.

    • 올해 M&A 재무자문에선 JP모건이 1위를 차지했다. 2019~2020년 연속 9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M&A를 통해 신산업 확장에 나선 대기업들을 도우며 성과를 냈다.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자문했다. 4분기 약 1조원 규모 CJ ENM의 엔데버 콘텐츠 인수를 도우며 경쟁자를 앞섰다.

      모건스탠리가 2위를 차지했다. 잡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 하이퍼커넥트 등 대규모 매각 거래를 주선했다. 4분기 들어선 S&I코퍼레이션 건물관리 사업부 매각을 성사시키며 매각 자문 강자 입지를 재확인했다. 모건스탠리는 컬리, 요기요 등 신흥 IT·플랫폼 기업 거래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 상장하는 SSG닷컴과 CJ올리브영의 상장 주관사단에도 참여한 상태다.

      외국계 투자은행(IB) 중에선 BofA가 그 뒤를 이었다. 대우건설, 두산공작기계, 휴젤 등 계약 성과를 바탕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BofA는 상장 분야에서도 내년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공동주관사에 포함되는 성과를 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골드만삭스 등은 경쟁사 대비 대형 M&A 자문 건수가 부족했으나 주식 시장 호황 덕에 성과는 쏠쏠했다. 씨티와 CS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상장,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뉴욕 증시 입성과 카카오페이 상장 등을 자문했다. 한국 골드만삭스에선 11년만에 매니징디렉터(MD, 이석용 부문장·박지은 부문장) 승진자를 배출했고, 씨티(민재윤 상무)와 CS(김세원 상무·심종민 상무)에서도 승진자가 나왔다.

      올해 중소형 거래가 활황세를 보이며 IB 외에도 회계법인의 일감이 많았다. 회계법인 빅2로써 재무자문에 힘을 싣는 삼일PwC와 삼정KPMG이 3위, 4위에 올랐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대우건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등 대형 거래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회계실사 부문에선 삼일PwC가 삼정KPMG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삼일PwC는 2조5000억원 규모 넷마블의 스핀엑스 인수를 포함해 야놀자와 하이퍼커넥트 등 주요 거래에 관여하며 실적을 쌓았다. 삼정KPMG 역시 지난해 두 배 이상 늘어난 60건의 실사를 담당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회계법인 전반에 일감이 몰렸지만, 벤처캐피탈·스타트업 등 업종으로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대응이 쉽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인력이 많은 삼일PwC와 삼정KPMG에 일이 더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 법률자문에선 김앤장이 100건 이상의 거래를 자문하며 1위를 지켰다. 주요 그룹 대형 거래뿐 아니라 올 들어 M&A 시장에서 입지가 부상한 플랫폼 기업의 국내외 거래 전반에서 성과를 보였다. 상반기 KKR의 현대글로벌서비스 투자에 이어 하반기엔 SK E&S 우선주 투자도 도왔다.

      광장은 86건의 거래에 참여하며 2위로 집계됐다. 하이퍼커넥트와 이타카홀딩스 매각 외 대우건설과 스핀엑스 등 조 단위 인수전 다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요기요 매각을 담당한 태평양과 엔데버 콘텐츠 인수를 도운 세종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씩 순위를 올렸다. 율촌은 중소형 거래에 다수 관여하며 5위를 차지했고, 조단위 한샘 매각을 도운 화우가 작년처럼 6위를 지켰다.

    • 최근 수년간 증권사들이 득세하던 인수금융 시장에선 은행의 약진이 돋보였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6건의 인수금융을 주선했는데, 3분기까진 4위에 머물렀지만 KKR의 SK E&S 투자금 2조4000억원 중 2조500억원을 단독 주선하며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도 스핀엑스, SK에코플랜트 등 인수금융 거래에 참여하며 4위를 차지했다. 3분기까지 1위던 NH투자증권은 2위, 한샘 인수금융을 주선한 한국투자증권이 3위에 올랐다. 작년 1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7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