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높은 日콧대에 미지근한 한국미니스톱 매각전…이마트 완주 여부에 촉각
입력 2021.12.21 07:00
    "규모 및 성장성 면에서 엑시트 쉽지 않아"…흥행 기대 저조
    일본 이온그룹, 한국미니스톱 희망 매각가 최소 6000억원대
    경쟁력 약화에 가격적 이점 기대한 참여자들, 완주 난관 예상
    유일한 SI 이마트24에 주목…'전향적 인수의지 있을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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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매각전을 재개한 한국미니스톱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예비입찰 참여자들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경쟁력에 몸값 역시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뛰어들었지만 매각 측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의 적정가가 최소 6000억원 이상에서 형성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예비입찰에 신세계그룹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유니슨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내년 1월 중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로, 일본 이온(AEON)그룹 자회사인 일본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주목받은 로열티 조건은 유동적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한국미니스톱은 대주주인 일본미니스톱의 이온그룹에 수십억원의 브랜드 로열티를 지불해왔으나 이번 매각엔 브랜드 사용금지 조건을 새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편의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재무적투자자(FI)가 최종 인수할 경우엔 미니스톱 브랜드 보장과 본사 가맹수수료 일부 유지가 가능할 수 있다.   

      일단 FI들의 큰 관심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등 투자금 회수 구조를 짜기엔 규모나 성장성 면에서 쉽지 않은 매물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선 적정 매각가를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3년 전 매각 당시 원매자들로부터 평가받았던 4000억원 안팎 수준이 재매각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질 것이라 보는 분위기다. 

      한국미니스톱이 매각 불발 후 사업경쟁력이 잇따라 하락했던 만큼 매각가가 절반 가까이 깎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PEF 운용사들은 매각가가 2000억원대에 형성되면 가격적 이점이 있다고 보고 입찰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문제는 매각 측의 가격 기대감이 시장과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입찰제안을 고사한 곳들은 이온 측의 높은 콧대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PE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의 기대 가격은 7000억~8000억원대로, 못해도 최소 6000억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눈높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만큼 입찰 흥행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FI 입장에서 편의점 사업은 확장성이 없다. 국내는 이미 포화 상태고, 성장성 있는 이커머스에 비해 '올드'하다"며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온 측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시선은 유일한 SI 후보인 이마트24에 쏠린다. 점유율 싸움이 중요한 SI의 입장을 다를 수 있기에 전향적으로 나올지가 관심이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으로, 인수 및 자금조달 전략에 공을 들이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마트24는 현재 CU·GS25·세븐일레븐에 이은 국내 4위 사업자로, 미니스톱 인수 시 3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 

      이마트24의 입찰 참여에 대한 신세계그룹 관계자들의 의견은 분분해 보인다. 마트와 이커머스가 아닌 편의점 사업에 수천억원을 쏟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PE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부담을 더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다만 연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SSG닷컴 FI 측이 미니스톱 인수에 회의적이라 연합 성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그룹 내부적인 인수 공감대도 아직 부족한 만큼 모회사 지원을 기대하기도 쉽지는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