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관심 美증시로...'상승장' 골드만 對 '하락장' 모건스탠리 '누가 옳을까'
입력 2022.01.03 07:00
    서학개미 큰 폭으로 늘었는데
    2022년 미국 장 두고 전망 엇갈려
    골드만 "기업 실적 계속 좋을 것"
    모건스탠리 "매크로 환경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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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서학개미'라 불리는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가 대폭 늘어나며 올해 미국 증시 전망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증시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낙관론과 비관론이 첨예하게 교차하는 모양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440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본 반면, 골드만삭스는 5100을 전망하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둘 중 누구의 전망이 맞느냐에 미국 증시에 12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투자 성과도 엇갈리게 된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지난해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157조원에 달했다. 2020년 기록한 70조8693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규모다. 

      국내 거래 규모도 큰 폭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보유잔액은 약 1021억달러(약 121조원)에 달한다.

      해외 주식계좌도 두 배가량 많아졌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계좌는 2020년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86만8203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S&P500지수가 연초 대비 31% 상승하며 2020년 상승률(16%)의 두 배를 기록한 데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신(新) 박스피'를 형성하며 3000선에서 치열한 공방만 벌였다.

      미국 증시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가 된만큼, 올해 미국 증시의 성과가 이들의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S&P지수는 연간 70회 이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다만 올해엔 최근 2년간처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일 거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현재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이 발표한 올해 말 S&P지수 전망 중 가장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 곳은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기업 실적 성장세가 견조할 것이라며 올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며 올해 말 S&P지수 전망치를 5100으로 점쳤다. 연준의 긴축정책도 이미 증시에 반영돼 있어 하방 리스크도 제한적이라는 인식이다. 

      서비스업종의 경제 재개, 소비·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접종이나 부스터샷 등의 영향으로 여행, 오락 등 코로나로 중단된 산업들의 업황이 회복되고 미국 소비 수준도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S&P500지수의 올해 목표 수준을 현재보다 하락한 4400포인트로 설정했다. 현재 S&P지수가 4800선임을 고려하면 8%가량 하락할 거라고 내다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성장률 둔화, 공급망 문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 증시가 하락장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CIO는 '2022년 글로벌 투자전략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증시는 높은 실적 추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비용 압박, 공급 문제, 정책·세금 변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체투자처로는 유럽과 일본을 지목했다. 미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이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른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동성 회수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높다는 판단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올해 증시를 판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현재의 분석은 모두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결과 및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코멘트가 올해 계획대로 실행된다는 전제 하에 짜여진 분석인 까닭이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은 그간의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려놓고,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속도 2배 가속, 내년 최대 3회 기준금리 인상 가능 등의 코멘트를 내놨다. 점도표에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2회 가능성이 반영됐다. 현재 증시 및 채권 시장의 가격은 이런 예상을 반영한 가격이다.

      문제는 이 FOMC에 현재 글로벌 대유행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유럽 일부 국가는 전면 폐쇄가 가까운 락다운에 다시 돌입한 상황이다. 미국은 주 별로 주지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소 대응이 갈리는 가운데, 뉴욕 등 주요 주의 하루 확진자 수치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결국 올해 첫 FOMC에서 미국 연준이 지속적으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지가 변수로 등장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에도 올해 기준금리 2~3회 인상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못 박는다면 뉴욕 증시가 지금처럼 다시 연일 최고가를 갱신할 순 없을 것"이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시각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 '그랜드 리오프닝'(전면 경제 재개)의 시점과 크기인데, 이는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