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어디 담지?' 특성 다른 2050 TDF...삼성 '안정'ㆍ미래 '국내'ㆍKB '세계'
입력 2022.01.14 07:00
    국내 TDF 펀드 설정액 7조847억…1년 만에 2배 넘게 증가
    미국 대형주는 공통…신흥국, 부동산 등 추가 수익 전략 제각각
    유망해보이는 자산 더 많이 담는 TDF 선택할 필요성
    • (그래픽=윤수민 기자)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번엔 '2050'이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2050년을 타깃으로 한 타겟데이트펀드(TDF)를 속속 출시하며, 투자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50 타깃 TDF는 TDF 중에서도 주식 투자 비중이 가장 큰 펀드다. 어떤 자산을 주력으로 편입했는지에 따라 만기 수익률은 천차만별이 될 전망이다.

      TD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력으로 소비되고 있는 펀드 상품이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허용되지 않는 은행계열 퇴직연금 계좌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로 고수익을 내려면 유망 자산에 자산을 더 많이 배분하는 TDF를 고르는 게 필수하는 지적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애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TDF 펀드 개수는 2020년보다 22개 늘어난 137개로, 설정액은 3조6464억원에서 7조847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이 24개로 가장 많은 펀드를 출시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지난해부터 2050년 은퇴를 목표로 한 2050 TDF들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며 이들 운용사간 경쟁도 격해지고 있다. 2050 TDF는 주식 비중이 TDF 상품군 중 가장 높다. 2050 TDF의 수익률 차이가 해당 하우스의 '안목'을 측정하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일단 현재 출시된 국내 주요 2050 TDF 펀드는 주로 미국 대형주를 중심으로 편입하되 신흥시장, 채권 등을 편입해 안정적인 운용과 추가수익률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해외 운용사와 위탁운용을 맺는 운용사들은 채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안정적인 운용을 우선하는 모습이다. 미국 캐피탈사가 위탁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의 ‘한국형TDF2050’의 경우, 주식이 68.64%, 채권 15.98%로 주식 비중이 가장 낮고 채권 비중이 높았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와 제휴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식 73.47%, 채권 21.21%로 채권 비중이 가장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조기 긴축 등이 미국 증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가운데, 다른 TDF 펀드들보다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란 평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ETF TDF2050은 미국 대형주를 중심으로 담되, 채권 등으로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Vanguard S&P 500 ETF, 미국 외 선진국 증시를 담지만 미국 비중이 절반이 넘는 iShares MSCI World ETF를 담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주도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담았다.

      KODEX단기채권PLUS, Vanguard Total Bond Market ETF를 통해 채권을 담는 동시에 네슬레, LVMH 등유럽의 대형주가 담긴 Vanguard FTSE Europe ETF를 편입했다.  

      외국 운용사 제휴 없이 독자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TDF 펀드 중에서도 국내 자산에 투자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략배분TDF2050은 15.49%, 자산배분 TDF2050은 21.52%로, 타 TDF 펀드의 국내 투자 비중이 4~8%에 그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환율을 고려한 기대수익과 리스크를 분석해서 자산배분을 하는데 각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봤을 때 한국 자산의 비중이 높을 때가 있다”며 “외환시장이 예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환헷지 비용이 과하게 부여되는 국면에서는 원화 자산을 편입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TDF 펀드 중 유일하게 증권자투자신탁이 아닌 ‘혼합자산자투자신탁’ 펀드로 TDF펀드를 출시했다. 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부동산인프라 자산을 편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 채권 이외에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영역까지 자산배분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의 KB 온국민 TDF2050은 사실상 전세계 모든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분산형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다. 이 펀드는 미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ETF’, 미국에 상장된 모든 주식에 투자하는 ‘Vanguard Total Stock Market ETF’,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KBSTAR 200 등을 주로 담았다. 

      KB 다이나믹 TDF2050은 상위 종목 미국 대형주, 기술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담아 미국 자산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마다 다른 편입자산과 환헷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도 조금씩 차이나는 모습이다.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 중인 국내 주요 TDF펀드의 1년 수익률(1월 7일 기준)을 비교한 결과, 9.07%부터 22.18%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DF 펀드는 장기적립식으로 하는 연금펀드이기 때문에 1년 이상의 수익률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 있는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를 읽고 편입자산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 기간별 운용보수나 판매보수 등 기타 부수적인 비용도 신경써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