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 예고되는 상장 리츠 시장…금리 상승=차입 비용 인상 '고민'
입력 2022.01.26 07:00
    신규 상장·자산편입으로 본격 성장세 돌입
    올해도 2조원 규모 자산 시장에 선보일 계획
    다만 금리인상으로 차입비용 증가는 고민
    손익구조 단순해 금융비용 증가하면 수익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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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도 공모 리츠가 줄줄이 시장에 입성할 전망이다. 부동산 사모펀드가 위축된 데다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대안적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차입비용이 증가하면서 자산을 편입하거나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비용(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배당수익률 저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에 코람코더원리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하나금융투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는 오피스리츠로 자산 규모는 약 5100억원이다. 

      지난해 상장 리츠는 두 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장의 길목에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공모 리츠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데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부동산 사모펀드가 위축되면서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상장 리츠의 자산총액은 9조8165억원으로 연간 성장률은 70%에 달했다.

      코람코더원리츠에 이어 해외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리츠들이 연이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마스턴자산운용은 프랑스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와 파리 오피스 건물을 편입한 마스턴 프리미어리츠를 상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해외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KTB물류리츠, 스페인ING은행 본사 빌딩을 담은 인마크 리츠 등이 시장에 출격할 예정이다. 

    • 상장한 리츠들은 자산 추가 편입과 자본 조달 등 대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작년 말 김해, 안성, 이천 물류센터 등을 편입하기 위해 442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미국 및 서유럽에 약 1조 원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추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산 편입을 계획중인 리츠AMC들이 대책 마련을 고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츠는 손익구조가 단순해 상대적으로 금융비용 비중이 크다. 차입 비용의 증가는 배당 재원, 투자 여력의 감소와 직결될 수 있는 셈이다. 리츠는 보통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활용한 대출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체로 금리 0.5%포인트 인상 시 배당수익률은 0.3~0.7%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작년 하반기와 지난 14일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는데 추가 금리를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리츠 시장의 성장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회사채 발행과 임대료 상승을 통해 조달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도 있다. 다만 양호한 신용등급을 받은 대형 리츠들이 금리 면에서 혜택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중소형 리츠의 경우 대형 리츠에 비해 배당 희석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자산 규모 간격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츠가 회사채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선 낯선 업종을 꺼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해 JR글로벌리츠는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저조한 수요를 기록했다. 

      올해 자산 편입을 계획 중인 리츠AMC 관계자는 "자산을 계속 편입해야 되는 리츠들은 금리가 갑자기 높아지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라며 "금리가 너무 올라 차입을 어떻게 할까 그게 걱정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